'빚투' 열풍에 신용대출 2조 급증…주담대 증가액 추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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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대출 2.17조 증가…가계대출 확대 견인
코스피 8800선 돌파에 투자수요 급증
증시 조정 땐 건전성 관리 부담 확대

  • 등록 2026-06-01 오후 4:59:21

    수정 2026-06-01 오후 4:59:21

[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지난달 신용대출이 2조원 넘게 급증하며 5년여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최근 코스피 상승세에 올라타려는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신용대출 증가액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을 웃돌며 가계대출 확대를 주도했다.

코스피 상승세에 개인투자자들의 ‘빚투’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 5월 5대 은행 신용대출이 2조 1741억원 증가했다.(사진=연합뉴스)

1일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 5월 가계대출 잔액은 770조 8229억원으로 전월(767조 2960억원) 대비 3조 5269억원 증가했다. 이는 전월 증가액(1조 567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은 3월 1365억원 감소했으나 4월 증가세로 전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증가 폭이 더욱 확대됐다.

특히 지난 5월 신용대출은 2조 1741억원 늘며 전월 3182억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 3200선을 돌파했던 2021년 4월(6조 8401억원 증가) 이후 5년 1개월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1조 1437억원)의 약 1.9배 수준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신용대출 급증을 단순한 생활자금 수요 확대보다는 투자 목적 자금 수요 증가로 해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신용대출은 주담대보다 실행 절차가 간편하고 대출 실행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아 증시 상승기에 투자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번처럼 신용대출 증가액이 주담대 증가액을 크게 웃돈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국내 증시는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코스피지수는 이날 장중 8800선을 돌파하며 연초 4300선 대비 두 배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증시 랠리가 신용대출 급증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투자 열풍이 불면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며 “주택 거래량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신용대출 급증을 부동산 수요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주택시장 관련 대출 증가세는 둔화됐다. 지난달 금융권 안팎에서는 오는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대상이 지방으로 확대됨에 따라 주담대 선수요가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스트레스 DSR은 향후 금리 상승 가능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제도로, 적용 범위가 확대될수록 차주의 대출 한도는 줄어들게 된다. 이에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전 미리 자금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실제로는 신용대출 증가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실제 주담대는 지난 5월 1조 1437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월 증가액(1조 9104억원)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아울러 전세대출은 지난달 3228억원 감소해 전월 감소액(2443억원)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주택 거래량 증가세가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실제 자금 수요는 부동산보다 증시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은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경우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용대출은 담보가 없는 상품 특성상 주담대보다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다. 특히 투자 목적 대출은 증시 상황에 따라 차주의 상환 능력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연체율 상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국내 은행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하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3월 말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비율은 0.6%로 전 분기 말(0.57%)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1년 3월 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신용대출 증가세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증시 조정이 발생할 경우 투자 목적 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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