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인공지능(AI) 연구개발(R&D) 분야에도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소식이다. 정부 점검단이 어제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를 찾아 AI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자동차산업의 근로시간 제도 보완 필요성을 논의한 만큼 허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특별연장근로는 재해 복구, 인명 보호, R&D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근로자 동의 및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고 주 52시간을 초과해 최대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R&D 사유의 특별연장근로 대상은 반도체 업종과 과거 일본 수출규제 3개 품목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AI 기반의 치열한 기술 경쟁을 고려하면 이 분야 R&D에 대한 특별연장근로는 하루빨리 허용해야 할 조치다. 지금처럼 주 52시간제에 맞춰 자율주행 분야의 핵심 R&D 인력 근로시간까지 규제하는 것은 스스로 경쟁에서 밀려나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산업계에서는 진작부터 미국, 중국과의 기술개발 속도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연속적이고 집중적인 연구가 필수적이라며 제도 보완을 요청해왔다.
차제에 특별연장근로 범위 확대를 넘어 주 52시간제의 전면적인 제도 손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R&D 사유의 특별연장근로 대상을 지금처럼 하나씩 확대하는 방식으로 급변하는 첨단기술 경쟁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까다로운 신청 절차와 인가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현실적 애로도 크다. 고용노동부가 보유한 인가권을 경제단체 등에 위임해야 한다는 제안까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미국과 중국 첨단기업은 주 52시간 규제를 받지 않는다. 압도적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연구개발실은 하루 2교대 근무로 24시간 돌아간다. 반면 한국에선 R&D를 포함한 전문직 근로자와 억대 연봉 직원까지 경직적인 근로시간 규제 대상이 된다. 밤샘 연구가 필요한 첨단 벤처기업 역시 주 52시간제에 막혀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허다하다. 주 52시간제 예외를 폭넓게 허용하는 전면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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