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식·청소업체도 직접 교섭”… 노사분규 도미노 감당 못 할 것

3 hours ago 3

현대자동차가 사내 하청 및 외주업체 노조와 직접 교섭해야 하는 ‘진짜 사장’이라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후 노동위가 자동차 업계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8500여 개의 협력사를 둔 국내 대표 제조업체라는 점에서 산업계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 역시 한화오션에 대해 하청 노조와의 교섭 의무가 있다고 했다.

이번 노동위 판정은 ‘실질적 지배력’을 생산 공정과 무관한 업무까지 광범위하게 해석한 결과다. 15일 울산지노위가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한 현대차 하청 노조엔 구내식당, 보안·경비, 환경미화, 차량 판매 등의 근로자들이 포함돼 있다. 중노위 역시 15일 한화오션 하청 노조의 교섭 요구를 수용하면서 “조리실, 세탁실, 통근 버스 등 작업장의 노후 시설 및 설비 개선은 한화오션의 협조·승인 없이 하청 사용자 단독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했다.

경영계는 앞으로 산업 현장에서 교섭 요구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판정은 2월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개정 노조법 해석 지침과 어긋난다는 지적도 있다. 당시 노동부는 공장 구내식당 등에 대해 원청의 구조적 통제에 해당하지 않는 대표적 사례로 명시했다. 부품 생산 등 직접 공정뿐만 아니라 급식, 청소 등 일반적인 간접 지원 업무까지 사용자성을 인정한다면 교섭 대상은 무한정 넓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산업안전을 매개로 교섭을 요구할 경우 이에 해당하지 않는 원청업체는 사실상 없을 것이다. 일단 교섭 테이블에 앉은 뒤 임금, 성과급 등으로 요구를 확장하거나 파업을 조장할 위험도 있다.

노란봉투법이 17일로 시행 100일을 맞았지만 여전히 산업 현장은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달 5일까지 접수된 교섭 요구만 1100여 건에 이르는데, 지노위는 이 가운데 사용자성 판단 사안에서 80% 이상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줬다. 지노위에서 부인된 사용자성이 중노위에서 뒤집힌 사례도 있다. 수십, 수백 개의 하청 노조와 일일이 교섭하고 소송까지 가야 한다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은 불가능하다. 사용자성에 대한 엄격하고 일관된 판단 기준을 세우고, 부작용을 줄일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사설 >

구독

이런 구독물도 추천합니다!

  • 횡설수설

  • 정치 한 컷

    정치 한 컷

  • 글로벌 현장을 가다

    글로벌 현장을 가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