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사건 전모는 황당하다. 음료 컵을 던진 사람은 정 전 후보의 10년 지기 헬스트레이너였다. 범행 전 두 사람이 통화한 기록이 나왔고, 경찰은 범행 당일 두 사람이 헬스장에 함께 있던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했다. 경찰은 “선거에 도움을 얻으려고 두 사람이 자작극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뇌진탕 진단을 받은 곳은 정 전 후보 아버지가 운영하는 병원이었다. 쓰러졌다는 현장과 12km나 떨어진 곳이다. 진단이 허위였을 가능성도 경찰은 수사하고 있다.
정치인 피습 자작극은 비상식적인 일이 자주 일어나는 우리 정치에서도 드문 일이다. 정 전 후보는 아버지가 이사장으로 있던 고등학교에 편입한 뒤 제대로 출석하지 않았지만 담임교사는 정 전 후보가 정상 출석한 것처럼 생활기록부를 조작한 일이 판결문을 통해 드러난 적이 있다.
정 전 후보가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로 내세운 핵심 구호가 “젊은 정치, 세대 교체”였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더 충격적이다. 공범인 운전자는 컵을 던질 때 “어린 놈의 XX가 무슨 시장이냐”고 외쳤다는 게 정 전 후보 측의 설명이다. 핍박받는 젊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연출해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동정표를 구하려 했던 것 아닌가. 심지어 정 전 후보는 본투표를 보름여 앞둔 5월 중순 경찰에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뒤에도 선거 유세를 계속했다. 본투표일 이틀 전인 6월 1일에는 아버지, 아내, 생후 4개월 된 아들과 유세 차량에 함께 올라 “우리 청년들과 아이들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부산을 만들겠다”고 외쳤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는지 의문이다. 이런 후보를 내세운 개혁신당의 책임도 가볍지 않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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