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6월 A매치 2연전을 앞둔 축구대표팀은 제각각인 유럽파의 컨디션과 임시 훈련장 확보, 이라크 원정에 대비한 선수단 이원화 등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홍명보 감독(왼쪽)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3월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홈 8차전을 지휘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의 당면 과제는 11회 연속, 통산 1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이다.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 편성된 한국은 4승4무, 승점 16으로 조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아직 본선행을 확정하지 못했다.
6월 6일(한국시간) 바스라에서 열릴 이라크 원정 9차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비기기만 해도 A조 이란, C조 일본에 이어 본선 티켓을 확보할 수 있으나 만약 패하면 6월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된 쿠웨이트와 10차전 홈경기 부담이 커진다. 조 2위 요르단(3승4무1패·승점 13), 3위 이라크(3승3무2패·승점 12)와 격차가 여유롭지만은 않다.
운명의 승부를 앞둔 상황에서 국가대표팀의 고민은 차고 넘친다. 무엇보다 전력 핵심인 유럽파의 페이스 저하가 우려스럽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은 발 부상으로 결장이 길어지고 있고, 발 부위와 근육이 좋지 않은 황희찬(울버햄턴)도 컨디션이 바닥이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아킬레스건에 자주 피로를 느끼고 있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명재(버밍엄시티)는 눈에 띄는 부상이 없음에도 출전시간 확보에 애를 먹는다.
현 시점에서 건강하게, 팀 주축으로 꾸준히 제 몫을 하는 건 이재성(마인츠)과 백승호(버밍엄시티),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정도다.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수시로 머리를 맞대고 주요 유럽리거들의 몸상태를 확인하고 업데이트하고 있지만 ‘원격 관리’로는 한계가 있다. 결국 선수들 스스로 최선의 관리가 중요하다.
걱정은 또 있다. 훈련장 확보다. 2024~2025시즌 대부분의 유럽 리그는 5월 말 종료되는데, 대표팀 승선을 앞둔 해외파 선수들이 소집 전 훈련할 만한 장소가 마련되지 않았다. 통상 대표팀은 프리시즌이 시작되는 6월엔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를 활용해 해외파가 출퇴근 형태로 훈련하며 컨디션을 관리했다. 그러나 지금은 파주NFC와 계약이 만료된 터라 대체 트레이닝 시설을 확보해야 한다. 충남 천안 일대에 건립 중인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사용하는 건 여러 모로 무리가 있다.
가장 효율적인 이라크 원정 계획을 짜는 작업도 쉽지 않다. 안전 이슈가 워낙 크다보니 대표팀은 현지 체류기간을 최소화하고, 전세기를 띄운다는 방침만 세웠을 뿐이다. 특히 외교부가 ‘여행금지국’으로 정한 이라크는 개별 입국이 어려워 대표팀 일행 모두가 한꺼번에 움직여야 한다. 서울∼바스라 간의 6시간 역시차를 감안했을 때 대표팀 이원화를 진지하게 고려할 수 밖에 없다. 대표팀 스태프는 “선수단 규모 최소화 지침도 받았다. 컨디션과 몸상태에 따른 팀 구성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