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리그 포스트시즌 단골 심판, 바레인의 후세인 알무트-사미르 마르훈 “핸드볼 문화 발전에 일조하고파, 한국 핸드볼 빠르고 기술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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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핸드볼 심판으로서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바레인의 후세인 알무트(Husain Al-Mawt)와 사미르 마르훈(Sameer Marhoon). 이들은 이번 시즌에도 신한 SOL페이 24-25 핸드볼 H리그 포스트시즌에서 심판으로 활약했는데 이제 한국 핸드볼 팬들에게 익숙한 이름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명심판으로서 오랜 경력을 자랑하며 한국 핸드볼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후세인과 사미르 심판을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한창이던 지난 4월 말 한국핸드볼연맹 회의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2010년 아시아 심판 자격을 얻은 후, 2013년 국제 핸드볼 연맹(IHF) 자격을 취득하며 본격적으로 국제 무대에 나선 베테랑 국제 심판이다. 각기 다른 도시에서 심판으로 활동하며 알게 된 이들은, 바레인 핸드볼협회의 추천을 받아 최고의 조합으로 평가받으며 파트너가 됐다. 후세인은 과거 피벗, 사미르는 윙 포지션 선수로 활약한 이력이 있어, 경기 흐름을 선수의 입장에서 읽어낼 수 있는 감각을 갖췄다.

이번이 벌써 여덟 번째 한국 방문이라는 두 심판은, H리그가 출범했던 지난 시즌에 이어 올해 포스트시즌도 맡게 됐고, 이제는 한국 핸드볼의 스타일과 흐름에도 익숙하다. 그 때문에 더욱 경쟁이 치열해진 경기를 유연하게 대처하며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사진 H리그 단골 심판 바레인의 사미르 마르훈과 후세인 알무트(왼쪽부터),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사진 H리그 단골 심판 바레인의 사미르 마르훈과 후세인 알무트(왼쪽부터),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한국 핸드볼은 빠르고 기술이 뛰어나다. 골을 실점하고 빠르게 전개하는 역동적인 플레이는 중동에선 보기 힘든 스타일이다. 2년 전에는 경기 스타일이 매우 깔끔하고 예의 바른 인상이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몸싸움도 많아지고 중동 스타일이 섞인 듯한 느낌도 들었다.”

후세인 심판은 H리그가 출범하면서 좀 더 경쟁이 치열해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사미르 심판은 덧붙여 “체육관, 음악, 선수 입장 시스템 등 전반적으로 경기 운영이 체계적이고 관중 문화도 인상적”이라며 리그 운영 전반에 대한 호평도 아끼지 않았다.

두 심판은 심판의 역할이 단순히 규칙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안전하게 경기를 마치도록 돕는 ‘조력자’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심판과 선수, 감독 간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리는 오버스텝이나 오펜스 파울 같은 기술적인 판정뿐 아니라, 선수 및 감독과 커뮤니케이션에도 신경 쓴다. 심판은 경기를 지배하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이기 때문이다.”

사진 후세인 알무트 심판,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사진 후세인 알무트 심판,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후세인과 사미르는 베테랑이지만 여전히 경기가 끝나면 하루도 빠짐없이 이뤄지는 심판 비디오 분석 미팅에도 적극적이다. 작은 실수가 경기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매일 복기하고 분석하는 건 핸드볼 심판의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는 게 두 심판의 생각이다. 최대한 실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성실함과 사명감, 아시아핸드볼연맹에서 2년 연속 H리그 포스트시즌에 두 심판을 파견하는 이유이다.

이들은 국제핸드볼연맹이 선정한 아시아 대표 심판으로 스위스 리그에 파견돼 결승전 심판을 보기도 했고, 1년간 카타르 리그에서 활동한 경험도 있다. 이런 국제 리그에서의 경험은 선수와 심판 모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게 두 심판의 설명이다.

“아랍과 동아시아 핸드볼 스타일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지역 핸드볼을 경험하는 기회가 된다. 심판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중동 심판이 왔을 때 적응하는 방법을 익히니까 서로 좋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국가 간 경기를 치를 때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 중동에는 여자 핸드볼 경기가 거의 없어, 이들에겐 H리그가 여자 경기에서 심판할 소중한 기회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배우고 연구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한다고 한다. 두 심판은 이런 긍정적인 효과 때문에 아시아핸드볼연맹의 통해 이뤄지는 심판의 국제 교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 사미르 마르훈 심판,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사진 사미르 마르훈 심판,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이들의 최종 목표는 심판 경력을 마친 후에도 핸드볼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아시아연맹 혹은 국제연맹의 경기 감독관(Technical Delegate)으로 활동하며, 자신들의 노하우를 후배 심판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현재 두 사람은 바레인에서 이미 경기 감독관으로 활동 중이다.

마지막으로 두 심판은 한국 선수들에게 “규칙을 정확히 알고, 심판과 잘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 결국 심판과 선수가 함께 핸드볼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 심판은 적이 아니라, 같은 팀이라는 걸 기억해 달라”며 진심이 담긴 조언을 전했다.

후세인 알무트와 사미르 마르훈. 이들은 단순히 휘슬을 부는 사람이 아니라, 핸드볼 문화를 연결하고 발전시키는 ‘다리’였다. 빠르고 정교한 한국 핸드볼의 한복판에서, 바레인 출신 심판들의 시선과 경험은 경기장을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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