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호남·충청 반도체 투자 검토…수백조원 규모 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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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평택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4부지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경기 평택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P4부지 모습. 사진=임형택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호남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생산 공정과 첨단 패키징 공정을 함께 구축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투자 규모가 수백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달 말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토 공간 대전환' 민관 합동회의에서 지방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방안을 놓고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다. 이번 회의는 정부의 지방균형국가 구상과 맞물린 자리로, 양사의 반도체 투자안이 핵심 의제 중 하나로 거론된다.

양사는 광주·전남 등 호남권과 충청권에 조성될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공정과 후공정 시설을 함께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정은 웨이퍼 위에 회로를 형성해 메모리 셀과 소자를 만드는 단계이고,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절단·패키징·검증해 제품화하는 절차다.

당초 업계에서는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여건을 감안해 해당 지역 투자가 후공정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그러나 지역 내 반도체 산업 집적 효과를 키우기 위해 핵심 제조 단계인 전공정까지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면서 전체 투자 규모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반도체 팹 1기 건설에 최소 60조원이 드는 점을 감안하면 양사의 투자 규모가 300조∼4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이천 M16 전경. 사진=SK하이닉스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기업 총수와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오는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날 예정이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지난 19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최 회장이 각각 충남 아산과 광주를 찾아 반도체 공장 및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직접 발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번 논의는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 발전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정부는 '5극3특' 국가균형발전전략과 남부권 반도체 벨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오는 8월 시행 예정인 반도체 특별법에도 지역 균형 발전을 고려한 반도체 클러스터 지원과 인허가 특례 등이 담겨 있어 기업들의 지방 투자 검토에 제도적 기반이 될 수 있다.

이 대통령도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성장 전략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국민 앞에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시설이 호남과 충청 등으로 확대될 경우 지방자치단체 간 투자 유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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