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우승 전력으로 8위? 후반기에 감독·단장 운명 달렸다 [MK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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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가 전반기 8위에 그쳤다.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란 평가를 받았던 것과는 사뭇 다른 출발이다. 후반기 결과에 따라 감독과 단장 등의 운명이 결정 될 수 있다.

전반기를 4연패로 마무리한 삼성은 15일 현재 43승 1무 44패 승률 0.494의 성적으로 리그 8위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동시에 올 시즌 KIA 타이거즈-LG 트윈스와 함께 3강 선두권을 형성할 것이란 시즌 전 평가가 무색한 결과다.

전반기가 지난 시점에서 애초 선두권을 노렸던 삼성의 목표치는 조정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1위 한화 이글스와는 벌써 10경기 차로 승차가 벌어졌다. 2위 LG 트윈스와도 5.5경기, 3위 롯데와 4.5경기 차로 벌어져 있는 가운데 추격의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내내 보여준 기복을 고려하면 2.5경기 차인 5위 KT 위즈를 추격하는 것이 우선 과제로 보인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여러모로 미스테리한 올 시즌 삼성의 전반기 결과다. 전력만큼은 충분히 선두권을 노려볼 수 있을만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 타선의 파괴력만큼은 리그 최강이다. 삼성의 팀 OPS는 0.761로 독보적인 리그 1위다. 팀 홈런 역시 93개로 압도적인 1위다. 팀 장타율이 무려 0.412에 달할 정도로 파괴적인 타선을 보유하고 있다. 팀 득점 역시 부문 1위 LG(455득점)에 이은 2위(451득점)다.

경기당 득점 생산(RC/27) 지표에서도 5.19점을 기록하며 최강의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는 삼성이다. 이토록 장점이 확실한 타선을 갖고 있으면서도 삼성이 2025시즌 전반기 승률 5할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라는 평가가 많다.

특히 삼성의 마운드가 팀 평균자책 4.26으로 리그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등 중위권 전력은 보여주고 있다는 것까지 고려하면 전력 편차는 존재할지언정 전력 이상으로 낮은 성적을 낸 것은 분명하다.

마운드 전력에서 특히 두드러진 약점은 불펜이었다. 선발진이 전반기 3.95(리그 6위)의 팀 선발평균자책을 기록한 반면 구원진의 팀 평균자책은 4.72(7위)로 훨씬 더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베테랑 구원진이 일제히 부진하면서 팀에서 1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선수가 선수가 없을 정도다.

팀 최다 세이브 1위 이호성도 39경기서 평균자책 5.58로 불안했다. 결국 흔들리는 필승조와 불펜은 삼성이 1점 차 승부에서 리그 전체 9위에 해당하는 승률 0.412에 그친 결과로 이어졌다.

선발진에도 데니 레예스와 원태인의 부상 등이 나타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삼성이다. 이처럼 마운드 전력이 막강한 타선의 전력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하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계약 마지막해다. 사진=김영구 기자

박진만 삼성 감독은 계약 마지막해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반기 삼성이 개선해야 할 점은 더 있다. 바로 홈과 원정 경기간에 크게 차이나는 성적 편차를 줄이는 것이다. 전반기 삼성은 홈에서 리그 4위에 해당하는 승률 0.587(27승 19패)의 좋은 성적을 냈다. 하지만 원정에선 승률이 4할에도 미치지 못하는 0.390(16승 1무 25패)에 머물렀다. 타자들이 유리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선전하다가도 원정 경기에만 가면 무너지는 모습이 올 시즌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거기다 마운드가 흔들리면서 강점이었던 홈경기 막강했던 장점마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결국 홈경기 좋은 승률과 경기력의 강점을 최대한 유지하되, 원정 경기 떨어지는 승률을 끌어올리는 게 삼성의 후반기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후반기 삼성의 성적은 박진만 감독과 이종열 단장의 운명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지난 2022년 10월 삼성과 최대 3년간 12억원에 계약을 맺은 박진만 감독은 올해가 계약 마지막 시즌이다.

박 감독은 정식 감독 부임 첫해였던 2023년 8위에 그쳤지만 지난해 리그 2위를 기록한 이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란 성과를 냈다. 하지만 최소한 올해도 가을야구로 팀을 이끌지 못한다면 재계약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 시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지도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아직까지 보여주지 못한 만큼 부진한 성적이 이어질 경우 향후 전망이 밝지 않다.

사진=김영구 기자

사진=김영구 기자

이종열 단장 역시 마찬가지다. 2023년 10월 삼성의 첫 외부 인사로 단장에 오른 이 단장은 부임 이후 활발한 영입 움직임을 통해 지난해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 프런트 인사와 갈등을 빚고 현장과도 의사결정에서 엇박자를 내는 등 리더십에서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다. 아직은 삼성 구단 내 이 단장의 입김이 강하지만 만약 삼성이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할 경우 거취를 보장받지 못할 수 있다는 안팎의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전반기 실망을 후반기 기적의 행보로 바꿔놓을 수 있을까. 감독과 단장을 비롯한 팀의 운명도 함께 달려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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