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메모리 전쟁]
삼성-SK, 기존 수도권 팹 추가 건설
용인 클러스터 완공도 앞당겼지만 2028년 D램 공급, 수요보다 13% 부족
美-中 해외 경쟁사도 공격적 증설… 반도체 업황 따라 공급 과잉 우려도

● 평택·용인 증설해도 팹 5기분 부족

이처럼 당장 올해 신규 가동하기 시작한 팹과 내년 가동을 앞둔 팹들이 있는데도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급이 수요를 4.4% 초과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공급이 5.5%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 부족분은 2027년 11.4%, 2028년 12.8%로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기존 수도권 팹에 더해 광주에 팹을 추가로 짓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2일 대만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에서 메모리 공급난이 203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향후 5년 내 웨이퍼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더해 정부, 지자체와 추진해 온 용인 클러스터도 일정을 10년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신규 팹 총 4기를 204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12년 더 빠른 2033년에 완료하겠다고 29일 발표했다. 현재 착공을 앞둔 삼성전자 국가 산단도 팹 6기 완공 시점을 2047년에서 2040년으로 7년 단축하기로 했다.● “반도체 업황이 변수”, 일각선 과잉 공급 우려도

변수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우선 미국 마이크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해외 경쟁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특히 CXMT는 현재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며 웨이퍼 월 50만 장 규모로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또 다른 변수는 지금의 AI발 슈퍼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빅테크들의 투자 부담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 범용 반도체의 수요처인 스마트폰과 PC 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면 수요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평가를 인용해 “AI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지 않으면 (한국의) 이번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투자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심대용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무리한 공급 확대는 오히려 업계 전반에 독이 될 수도 있다”며 “AI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의 필요성은 있지만 기업들에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신중하게 속도 조절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2040년까지의 투자계획을 공시한 뒤 정정공시를 통해 “상기 중장기 투자 계획은 현재 시황에 근거한 장래계획으로, 향후 시장 상황 및 당사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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