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SK 용인 팹 증설해도 2년뒤엔 팹 5기분 공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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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해지는 메모리 전쟁]
삼성-SK, 기존 수도권 팹 추가 건설
용인 클러스터 완공도 앞당겼지만 2028년 D램 공급, 수요보다 13% 부족
美-中 해외 경쟁사도 공격적 증설… 반도체 업황 따라 공급 과잉 우려도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 모습. 용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난달 26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 현장 모습. 용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인공지능(AI) 산업이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공급난이 심화되며 앞으로 최소 3년 이상은 공급 부족이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시설 증설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신규 투자를 발표한 광주 반도체 공장(팹)이 메모리 공급난을 해소하고 수익 확대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평택·용인 증설해도 팹 5기분 부족

30일 반도체업계와 JP모건이 최근 내놓은 ‘글로벌 메모리 마켓’ 보고서에 따르면 AI로 인한 수요 폭증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2028년 글로벌 D램 시장에서는 웨이퍼 기준 월 약 45만 장(연 약 536만 장) 상당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JP모건이 연간 8Gb(기가비트) 칩 기준 107억3600만 개의 공급이 부족하다고 추정한 것을 웨이퍼(웨이퍼 1장에 칩 2000개) 장수로 환산한 수치다. 보통 팹 1기에 웨이퍼 월 7만∼8만 장 규모로 반도체를 생산하기 때문에 45만 장은 팹 5, 6기를 돌려야 나오는 규모다. 이는 JP모건이 5월 기준 수요, 공급 변수를 고려해 계산한 수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내놓은 증설 계획이 반영됐다. D램 기준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 평택에서 P5 팹을 내년 상반기(1∼6월) 준공을 목표로 짓고 있고, 추가로 P5 팹2 착공을 올 하반기(7∼12월)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부터 충북 청주 M15X 팹을 가동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경기 용인 클러스터의 첫번째 팹을 내년 상반기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처럼 당장 올해 신규 가동하기 시작한 팹과 내년 가동을 앞둔 팹들이 있는데도 메모리 공급난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것.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공급이 수요를 4.4% 초과했지만 올해는 반대로 공급이 5.5%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급 부족분은 2027년 11.4%, 2028년 12.8%로 심화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기존 수도권 팹에 더해 광주에 팹을 추가로 짓기로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달 2일 대만에서 열린 정보기술(IT) 박람회 ‘컴퓨텍스 2026’에서 메모리 공급난이 2030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며 “향후 5년 내 웨이퍼 생산량을 2배로 늘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는 여기에 더해 정부, 지자체와 추진해 온 용인 클러스터도 일정을 10년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용인 신규 팹 총 4기를 204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12년 더 빠른 2033년에 완료하겠다고 29일 발표했다. 현재 착공을 앞둔 삼성전자 국가 산단도 팹 6기 완공 시점을 2047년에서 2040년으로 7년 단축하기로 했다.

● “반도체 업황이 변수”, 일각선 과잉 공급 우려도

다만 2028년 이후에도 지금과 같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유리한 업황이 유지될지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용인 산단 등 이미 진행 중인 대규모 증설에 광주 팹까지 갑자기 더해지면 자칫 과잉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변수는 크게 2가지가 꼽힌다. 우선 미국 마이크론,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해외 경쟁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추격하기 위해 공격적인 증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특히 CXMT는 현재 기업공개(IPO)까지 추진하며 웨이퍼 월 50만 장 규모로 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또 다른 변수는 지금의 AI발 슈퍼사이클이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빅테크들의 투자 부담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고, 범용 반도체의 수요처인 스마트폰과 PC 시장도 침체기에 접어들면 수요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리서치 업체 모닝스타의 평가를 인용해 “AI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지 않으면 (한국의) 이번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반도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투자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심대용 동아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무리한 공급 확대는 오히려 업계 전반에 독이 될 수도 있다”며 “AI발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증설의 필요성은 있지만 기업들에 가장 유리한 방향으로 신중하게 속도 조절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2040년까지의 투자계획을 공시한 뒤 정정공시를 통해 “상기 중장기 투자 계획은 현재 시황에 근거한 장래계획으로, 향후 시장 상황 및 당사 경영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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