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신약개발 동물실험 대체할 ‘삼성 오가노이드’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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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기 닮은 오가노이드 활용
동물실험보다 정확한 반응 예측
삼바, 신약 개발사 위한 서비스
“후보물질 발굴부터 협업” 밝혀
시장규모 매년 25%씩 성장 전망

‘미니 장기’로 불리는 오가노이드가 신약 개발 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 많은 바이오 기업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데 오가노이드를 활용하고 나섰다. 국내 대표 바이오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신약 개발사를 위한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가노이드를 통한 약물 탐색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위탁개발생산(CDMO)에 집중했지만 신약의 가장 초기 단계인 후보물질 발굴 단계부터 고객사와의 협업을 시작함으로써 ‘조기 록인(lock-in)’ 효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3차원 형태의 사람 장기와 유사한 조직을 배양해낸 ‘미니 장기’다. 2009년 한스 클레버스 로슈 제약연구 및 조기개발 총괄이 네덜란드 휘브레흐트 연구소 재직 당시 생쥐에서 처음으로 ‘장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 장기를 뜻하는 ‘organ’과 유사하다는 뜻의 ‘-oid’를 결합한 오가노이드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것도 클레버스 총괄이다. 장에서부터 시작된 오가노이드는 현재 뇌, 폐, 신장 등 다양한 조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람의 장기를 똑 빼닮은 오가노이드는 사람의 몸에서 약물이 어떻게 반응할지를 동물실험에 비해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효능 및 안전성을 확인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환자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오가노이드를 제작할 경우 개인 맞춤형 신약 개발도 가능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4월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오가노이드로 이를 대체한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발표는 오가노이드 시장에 불을 지폈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는 글로벌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가 2023년 14억2000만 달러(약 1조9353억 원)에서 2028년 43억8000만 달러(약 5조9695억 원)로 매년 25%씩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는 로슈가 클레버스 총괄을 영입하며 ‘인간 생물학 연구소’를 설립해 오가노이드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이 외에 아스트라제네카,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여러 기업도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역시 고객사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오가노이드 서비스를 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오가노이드 사업 분야 중 우선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발굴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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