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성과급 사태를 극적으로 봉합하면서 총파업 위기를 넘어선 가운데, 보상 체계 개편을 둘러싼 갈등의 불씨가 정보기술(IT) 일번지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인적 자원이 핵심인 판교지역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21일 IT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에서 파업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창사 이래 최초다. 인공지능(AI) 대전환을 맞이해 속도전이 필요한 시기에 내홍이라는 암초를 만난 만큼 카카오의 좌초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지난 20일 대규모 결의대회에서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한 결과 찬성으로 가결됐다고 발표했다.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 것이다.
카카오 노조는 카카오가 역대 최대 실적을 거듭 경신했음에도 성과 보상이 직원이 아닌 임원에게 집중돼 있다며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했다. 노조는 해마다 보상 기준을 이해시키고 공정한 평가 환경을 마련하자고 요청했으나 카카오가 성실히 응하지 않으면서 결국 단체행동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조직 개편과 고용 불안도 발목을 잡았다. 카카오는 포털 다음의 운영사 AXZ를 설립한 지 8개월 만에 업스테이지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AXZ의 기업가치가 하락 조정되고 초대 수장이 사퇴하면서 구성원의 긴장감을 자극했다. 다음을 사내독립기업(CIC)으로 분사할 때부터 강력한 경영 의지를 드러낸 인물인 만큼 기만적 엑시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주요 주주인 글로벌 사모펀드가 경영권 행사에 나설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영 쇄신 및 책임경영 △고용 안전과 공동체 안전망 구축 △공정한 성과 보상과 이익 분배 △보편적인 노동 환경 및 복지 체계 도입 등 공동의 요구안을 제시한 상태다.
카카오는 오는 27일 고용노동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을 재개한다. 지난 18일 조정 지한을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다. 이번에도 조정이 결렬될 경우 노조는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파업이 현실이 되더라도 카카오를 대표하는 서비스가 중단될 확률은 낮다. 하지만 그룹의 AI 전략 실행 지연은 필연적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AI 클라우드 사업을, 디케이테크인이 IT 인프라 운영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원만한 합의를 목표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과 별개로 특별경영성과급이라는 추가 보상 항목을 신설한 선례가 카카오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산업별 특성 반영을 무시한 도미노식 성과급 요구가 확산할 전망으로, 영업이익을 나누는 방식이 새로운 성과 분배 모델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성과주의 원칙의 부재, 형평성 논란, 미래를 위한 투자 동력 약화, 주주권리 훼손 등의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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