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파업 예고일이 21일인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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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파업 예고일이 21일인 까닭

이런 적이 있었을까. 특정 기업의 단체교섭, 쟁의조정 과정 하나하나가 생중계되고, 어려운 노동법적 개념들까지 다수 등장하면서 전국민이 노동법 열공 모드다. 그것도 책이 아닌 실제 상황을 목격하면서 배우는 실전 학습이고, 여기에 더하여 다수의 국민들은 해당 기업의 주주로서 주가변동 등 이해관계까지 걸려 있다 보니 집중도도 최상, 학습효과도 배가되는 것 같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파업 예고일 직전까지도 안갯속이지만, 현재까지 알려진 상황에서 노동법적 개념을 정리하고, 이슈를 풀어본다.

먼저, 쟁의조정이다. 노동조합법 제54조 이하에 관련 규정이 있고, 단체교섭 과정에서 원만히 합의에 이르기 어려운 때 노사관계 당사자의 일방의 신청으로 노동위원회의 주관으로 진행되는 절차이다. 실무적으로 단체교섭 과정에서 교섭의제에 대하여 더 이상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때 노동조합 측에서 교섭결렬을 선언하고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

노동조합법 제45조는 쟁의조정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쟁의행위를 행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조정전치주의를 선언하고 있는데, 다만 대법원은 쟁의행위에 대한 조정전치를 정하고 있는 노동조합법 제45조의 규정 취지는 분쟁을 사전 조정하여 쟁의행위 발생을 회피하는 기회를 주려는 데에 있는 것이지 쟁의행위 자체를 금지하려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쟁의행위가 조정전치의 규정에 따른 절차를 거치지 않았더라도 무조건 정당성을 결여한 쟁의행위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으로(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9두40345 판결), 법문의 규정을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쟁의조정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고 조정불성립이 되어야만(실무적으로는 ‘조정중지 결정’으로 통용된다) 파업권을 취득한다는 이해 하에 절차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고 위와 같이 쟁의조정 과정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되면, 노동조합은 비로소 파업권을 취득하게 되고 절차적으로 적법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다. 쟁의조정 절차를 먼저 거친 후 찬반투표를 할 수도 있고, 이번 사례가 여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파업권’ 또한 법적 개념은 아니나 실무상 통용되는 개념이다. 그렇지 않고 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을 노사 양측에서 수용하면 조정서를 작성하게 되고, 조정서는 단체협약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쟁의조정 기간은 일반사업은 10일, 공익사업은 15일이고, 당사자간의 합의로 각각 10일, 15일 이내에서 연장할 수 있다. 매우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기 때문에 노사관계 당사자는 해당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협의를 하게 되고 데드라인이 임박해서는 자정을 넘겨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한편, 노동조합이 전략적으로 금요일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경우를 많이 봤고, 그러면 회사 측에서는 토요일, 일요일이 지나고 월요일이 되어서야 노동위원회로부터 쟁의조정 신청 통보를 받기 때문에 준비할 시간이 상당히 부족하게 된다.

이처럼 쟁의조정 기간이 종료되면 노동조합은 원칙적으로 파업권을 취득하게 되는데, 쟁의조정이 종료되었음에도 노사 쌍방의 동의 또는 조정종료 결정 후의 조정(사후조정)이 진행될 수 있고, 이때 처음의 쟁의조정 절차와 동일한 과정이 반복된다. 노동조합이 파업권을 취득한 경우에도 정부에서 긴급조정권을 행사하면 즉시 쟁의행위를 중단해야 하고, 30일 동안 쟁의행위를 할 수 없다(노동조합법 제76조). 고용노동부 장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그 규모가 크거나 그 성질이 특별한 것으로서 현저히 국민경제를 해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하는 때 긴급조정 결정을 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그 예가 극히 드물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현 상황에서 정부는 파업 진행 시 긴급조정권 행사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쟁의행위 제한이다. 노동조합법은 쟁의행위의 수단과 방법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1) “노동조합은 사용자의 점유를 배제하여 조업을 방해하는 형태로 쟁의행위를 해서는 아니 된다(제37조 제3항)” (2) “쟁의행위는 그 쟁의행위와 관계없는 자 또는 근로를 제공하고자 하는 자의 출입·조업 기타 정상적인 업무를 방해하는 방법으로 행하여져서는 아니되며 쟁의행위의 참가를 호소하거나 설득하는 행위로서 폭행·협박을 사용하여서는 아니된다(제38조 제1항)” (3) “작업시설의 손상이나 원료·제품의 변질 또는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작업은 쟁의행위 기간중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제38조 제2항)” (4) “쟁의행위는 폭력이나 파괴행위 또는 생산 기타 주요 업무에 관련되는 시설과 이에 준하는 시설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설을 점거하는 형태로 이를 행할 수 없다(제42조 제1항)”, “사업장의 안전보호시설에 대하여 정상적인 유지·운영을 정지·폐지 또는 방해하는 행위는 쟁의행위로서 이를 행할 수 없다.”(제42조 제2항) 등이다.

이처럼 쟁의행위는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법률에서 정한 규율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허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사안에서 수원지방법원은 위 노동조합법 제42조 제1항 및 제2항 규정에 근거한 위법쟁의행위 금지가처분 신청 대부분을 인용함으로써, 노동조합의 쟁의행위는 수단 및 방법의 측면에서 법 규율에 따라 해야 한다는 점이 재확인되었다.

극적인 타결이 있거나 긴급조정권 발동이 없다면 쟁의행위는 5월21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쟁의행위가 시작되면 무노동무임금 원칙(제44조)이 원칙이 적용되어, 쟁의행위 참여 근로자는 임금을 지급받을 수 없다. 매월 지급받는 급여로 생활을 하는 근로자들로서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은 쟁의행위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고, 상당한 규모의 투쟁기금을 마련해두지 않으면 무노동무임금 원칙으로 쟁의행위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무노동무임금 원칙이 급여계좌를 통하여 확인되는 시점을 가급적 늦추려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그러다 보니 급여일이나 급여산정을 위한 근태기간 직후를 쟁의행위 시작일로 잡기도 하는데 공교롭게 이번에 쟁의행위 시작일로 예고된 21일이 급여일로 알려져 있다.

김상민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인사노무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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