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성과급 지급 덕분에 내년 4조원 넘는 건강보험 수입 증가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21일 두 회사 실적 전망과 노사 합의 내용을 감안할 때 내년 성과급 지급에 따른 건강보험료 추가 납부 규모는 각각 약 2조7300억원, 1조8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합산 금액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건강보험 총수입인 102조8585억원의 4.5%에 달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영업이익의 10.5%를, SK하이닉스는 10%를 내년 초 특별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자본시장 전문 인공지능(AI) 서비스 에픽AI에 따르면 증권사의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361조원, SK하이닉스는 262조원이다. 추가 납부 규모는 여기에 올해 직장인 월급에서 나가는 건강보험료율(소득의 7.19%)을 단순 적용한 값이다. 건강보험은 매년 4월 연말정산을 거쳐 추가 소득에 대한 건강보험료를 책정해 징수한다. 직장 가입자 건강보험료의 절반은 기업이 부담한다.
건강보험료엔 상한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실제 건강보험료 수입은 이보다 다소 줄어들 수 있다.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르면 직장인 건강보험료는 월 918만3480원(절반은 기업 부담)을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역산하면 직장 가입자는 월 급여 1억2700만원(연봉 약 15억원)까지만 건강보험료 징수 대상이다. 연봉이 15억원을 넘으면 특별 성과급으로 얼마를 받든 그 초과분은 건강보험료 징수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공단 관계자는 “건강보험료뿐 아니라 소득세, 지방세 등 일시적으로 추가 세수가 늘어날 수 있다”며 “다만 소득 상한선 등이 있어 정확한 건강보험 수익 규모는 내년 4월 연말정산 시기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의 성과급 지급은 올해 6년 만에 ‘적자 전환’을 앞둔 건강보험 재정에 큰 보탬이 될 예정이다. 건강보험은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1년부터 흑자로 전환해 작년까지 5년 연속 흑자를 이어왔다. 감염병 유행 탓에 국민이 불필요한 수술과 병원 방문을 줄이면서 생긴 ‘비경상적’ 실적이다. 이런 흑자폭은 2024년부터 가파르게 줄었다. 감염병 유행 기간 억눌린 의료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올해는 건강보험 지출 증가 속도가 수입 증가 속도를 이미 넘어섰다.
고령화로 지출 증가세가 가팔라지자 지난해 말 기준 30조원을 넘긴 누적 준비금도 이르면 2028년께 바닥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단 관계자는 “요양병원 간병비 건강보험 적용, 상병수당 제도화 등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국정과제 등이 추진되면 지출 규모는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 수천억원대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내년 의료기관 진료비(수가)는 1.65%가량 올라간다. 동네 의원을 제외한 병원, 치과, 한의원, 약국 등의 내년도 수가가 지난달 말 정해졌다. 동네의원 수가 인상률은 이달 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결정된다. 내년 의료기관 수가 인상에 드는 재정은 1조2058억원 규모다.
내년 건강보험료 인상률은 9월께 예상 수입, 지출 등 재정 상황을 종합해 결정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기업을 대표하는 경제단체 측은 내년 성과급 지출분을 반영해 보험료 동결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는 당기 수지 적자 등 예년보다 변수가 많아 결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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