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집값 오를 것” 경매시장 후끈…감정가보다 21억 높게 낙찰받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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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2025.03.17 서울=뉴시스

서울시내 아파트 밀집지역. 2025.03.17 서울=뉴시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달 경매로 낙찰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약 3년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직후와 달리 강남권뿐만 아니라 마포, 성동, 동대문 등 주변 지역에서도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금리 인하 가능성과 공급 부족 우려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경매 수요가 먼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도 경매 시장에 진입하고 있어 당분간 경매 시장 열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감정가보다 21억 원 비싸게 낙찰받기도

3일 경·공매 데이터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 252건 중 114건(45.2%)이 낙찰됐다. 낙찰가율은 97.7%로 2022년 6월(110.0%)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2022년 12월 76.5%까지 떨어졌던 낙찰가율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100% 턱밑까지 올라섰다. 경매 시장의 핵심 지표인 낙찰가율이 오르면 그만큼 경매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뜻이다.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낙찰가율은 특히 높았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용 196.7㎡은 지난달 7일 경매에서 93억698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감정가(72억 원)보다 21억 원 비싼 가격으로 낙찰가율은 130.1%였다. 지난달 12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전용면적 83㎡은 감정가보다 18% 비싼 24억5888만 원에 낙찰됐다.

주목한 점은 경매 열기가 비(非)강남권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7일 마포구 대흥동 마포자이2차 전용면적 84㎡ 경매에는 55명이 응찰했다. 이 매물 역시 감정가보다 약 5억 원 비싼 21억5999억에 낙찰됐다.

“서울 집값 오를 것” 기대감 확산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서울 경매 시장은 실거주 의무 등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를 피하는 ‘틈새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3, 4월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강남 3구와 용산구 위주로 경매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최근엔 집값 상승을 노린 수요로 경매 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경매 물건을 정하는 감정평가는 입찰 시기보다 최대 1년 이상 먼저 이뤄진다. 감정평가 이후 집값이 오르면 감정가보다 비싸게 낙찰받더라도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지난달 20일 낙찰된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용 156.99㎡ 매물로 감정가보다 8억 원 높은 40억80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낙찰 당시 같은 평형 신고가(40억 원)보다 8000만 원에 비싼 가격이었다. 하지만 이후 42억 원 신고가가 나오면서 결과적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받은 셈이 됐다.

전문가들은 서울 아파트 경매 열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7월 대출 규제인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황비율(DSR)이 시행되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주택 매수를 서두르는 ‘막차 수요’가 몰릴 가능성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3주 연속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올해까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등을 중심으로 경매 수요 쏠림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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