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부터 냉장고까지…패션앱 장바구니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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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29CM, 선풍기·카메라 등 테크 거래액 증가
퀸잇 가전 거래액 440%↑…냉장고·밥솥까지 판매
취향 반영 가전 큐레이션…“객단가·체류시간 확대 전략”

  • 등록 2026-06-23 오후 4:44:43

    수정 2026-06-23 오후 4:44:43

[이데일리 김지우 기자] 패션 플랫폼에서 큐레이션 범위가 옷장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 패션 플랫폼들은 헤드폰과 카메라, 휴대폰 액세서리부터 냉장고와 밥솥 같은 생활가전까지 취급하고 있다. 고객이 입는 옷뿐 아니라 일상에서 쓰고 꾸미는 상품까지 제안하며 라이프스타일 커머스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다.

패션플랫폼이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예시를 AI로 구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ChatGPT 생성 이미지)

2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29CM, 지그재그, 에이블리, 퀸잇 등 주요 패션 플랫폼들은 디지털·가전·리빙 카테고리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 구매를 위해 앱에 들어온 고객이 자기관리, 출근 준비, 인테리어, 취미생활에 필요한 상품까지 함께 둘러보도록 해 체류시간과 객단가를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테크 제품의 패션화다. 무신사에서는 음향기기와 테크 액세서리가 대표적인 인기 제품군으로 꼽힌다. 이어폰과 헤드셋 등 자주 사용하는 디지털 기기가 단순 기능성 제품을 넘어 자신의 개성과 스타일을 드러내는 아이템으로 인식되면서다.

거래액 증가세도 뚜렷하다. 무신사의 올해 1~5월 테크 카테고리 내 주요 상품군 거래액을 보면 선풍기·서큘레이터가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었다. 스피커는 57%, 헤드폰은 29%, 게임 콘솔은 22% 증가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휴대용 선풍기와 미니 가습기처럼 일상 속 소형가전은 기능성뿐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처럼 활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선호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30 여성 고객을 주축으로 한 플랫폼에서는 이미용 가전과 디지털 액세서리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지그재그의 올해 1월 1일부터 6월 22일까지 디지털·가전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다. 지그재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제품군은 이미용 가전이다. 제모기와 마사지기 수요가 높고, 클렌징 기기 등 뷰티 디바이스도 인기를 얻고 있다.

29CM에서는 카메라와 주방가전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5월 카메라·캠코더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다. 주방가전은 67%, 컴퓨터·태블릿 주변기기는 51%, 모니터 주변기기는 24% 늘었다.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촬영과 기록에 익숙한 여성 고객을 중심으로 빈티지한 감성의 디지털카메라와 즉석카메라 수요가 확대된 영향이다.

29CM에서 판매한 헬로키티 협업 카메라(왼쪽)와 헤드셋 (사진=29CM)

한정판과 협업 상품도 패션 플랫폼식 큐레이션의 강점을 보여준다. 29CM가 지난 2일 단독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인스타360×헬로키티’ 카메라는 오픈 1분 만에 1억원에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초도 물량이 소진됐다. 지난 4일 단독 발매한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과 프라그먼트의 리미티드 에디션도 4분 만에 완판됐다.

에이블리에서는 올해 에이블리 디지털·휴대폰 카테고리 누적 입점 마켓 수가 전년 동기 대비 약 10% 늘었다. 최근 3개월간 포토프린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2%, 카메라는 167% 증가했다.

4050 여성 패션 플랫폼 퀸잇은 생활가전 수요까지 확보하고 있다. 퀸잇에서 매출 비중이 높은 가전 제품군은 생활가전, 주방가전, 계절가전 순이다. 올해 1~5월 퀸잇의 가전 카테고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40% 증가했고, 판매수량은 약 251% 늘었다.

퀸잇 관계자는 “핵심 고객층인 40~50대 여성의 패션 이외에도 생활 수요를 플랫폼 안으로 흡수해 구매 빈도와 체류시간을 늘리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패션 플랫폼의 가전·테크 확장이 종합몰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형 e커머스가 가격과 배송, 상품 구색을 앞세운다면 패션 플랫폼은 고객 취향에 맞춘 큐레이션과 콘텐츠,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전면에 내세운다. 같은 카메라나 폰케이스라도 ‘어떤 스타일에 어울리는지’, ‘어떤 취향을 보여주는지’를 함께 제안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플랫폼의 경쟁 축이 상품 수와 가격에서 취향 기반 체류 경쟁으로 옮겨가면서 테크·가전·리빙 카테고리가 새로운 성장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며 “‘입는 것’을 넘어 ‘사는 방식’을 제안하는 라이프스타일 편집숍을 추구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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