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논란'의 뿌리…李대통령, 이익균점권 소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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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기업 이익의 일부를 근로자에게 귀속시키는 ‘기업이익 균점권’을 64년 만에 소환했다. 영업이익 N%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삼성전자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21일)을 사흘 앞두고 교섭이 재개된 가운데 나온 메시지다. 이 대통령은 노조 요구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신호를 보내면서도 "기업의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적어 과도한 이익 분배 요구에 사실상 제동을 걸었다.

이 대통령은 18일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 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썼다. 이어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이 있었다”면서도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948년 제헌 헌법 18조에는 근로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과 함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서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이익의 분배에 균점할 권리가 있다’는 이익균점권이 담겼다. 근로자에 대한 기업 이익 배분을 ‘노동 3권’ 수준으로 보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익균점권을 실행할 ‘귀속재산처리법’ 등은 끝내 제정되지 못해 사문화됐고, 5·16 군사 쿠데타 직후인 1962년 제5차 개헌 때 삭제됐다.

일각에서는 이익균점권 논의를 ‘경제 민주화 정신’의 원형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막상 '부활론'에는 신중한 시각이 많다. 1987년 개헌 논의 때 민주당 내부에서 논의됐지만 최저임금제가 대신 자리 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이 이날 이익균점권을 굳이 언급한 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도 노조 요구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는 신호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64년전 폐기된 개념을 단체교섭 테이블에 올리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요구라는 시각이 대통령 발언의 저변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기승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동계 일각의 이익공유론에 힘을 실었다기보다는 성과 배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했다.

곽용희/한재영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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