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후조정 직접 참여한 위원의 경고
“초과성과가 부른 새로운 분배 정치의 출현”
노사관계 무대, 교섭장에서 온라인으로 이동
“‘숙의·타협’ 토론 대신 ‘좋아요’ 싸움” 지적
삼성전자 임금교섭 사후조정에 참여했던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이 이번 교섭의 의미를 직접 분석했다. 삼성전자발 ‘N% 성과급’ 논쟁이 공정 보상 요구를 넘어 노사관계를 상시 교섭과 ‘좋아요 싸움’으로 몰아가고, 노동 내부 연대까지 흔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려대 노동대학원·노동문제연구소는 3일 오후 3시 SK미래관 B140호에서 KU노동학세미나를 열고 ‘N% 성과급이 재구성하는 노사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황기돈 중노위 조정담당 공익위원이 주제발표를,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이 지정토론을 맡았다.
황 공익위원은 삼성전자 임금교섭 사례를 중심으로 N% 성과급 갈등의 구조적 의미를 분석했다. 그는 이번 교섭을 전통적 임금 분쟁이 아닌 “AI·HBM 시대 초과성과를 둘러싼 새로운 분배 정치의 출현”으로 규정했다.
노조가 단순히 돈을 더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성과가 어떤 기준과 절차로 배분되어야 하는가라는 분배 정당성의 문제를 전면화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 공익위원이 특히 주목한 것은 이번 교섭에서 드러난 노사 리더십의 한계다. 회사는 강력한 성과주의 체계를 갖추고도 집단적 이해관계를 사전에 조율하는 노사관계 역량이 부족했다. 노조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한 동원에는 성공했지만, 높아진 조합원 기대를 관리하며 타협을 설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노사관계의 무대가 바뀌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과거 노사관계가 공장, 사무실, 집회장, 교섭장을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이제는 익명 게시판, 직장인 커뮤니티, 사내 메신저, 유튜브, 텔레그램 등이 여론 형성의 핵심 공간이 됐다는 것이다.
황 공익위원은 이를 “노사관계의 플랫폼화”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회수와 댓글, 추천 수가 여론의 힘처럼 작동하면서, 교섭이 숙의와 타협보다 더 센 요구와 구호가 주목받는 ‘좋아요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교섭 자체가 ‘승패 게임’처럼 인식될 위험이 커졌다.
지정토론에 나선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성과급 파동을 노동운동의 가치 관점에서 정면으로 비판했다. 한 사무총장은 SK하이닉스·삼성전자 성과급 파동을 “평등주의의 패배이고 자유주의의 승리”라고 규정했다. 그는 노동운동이 오랫동안 추구해온 평등과 연대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고 봤다.
한 사무총장이 가장 우려한 대목은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심화다. 대기업 정규직을 중심으로 성과급이 급증하면 중소기업·하청·비정규직 노동자와의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계는 평등과 연대라는 노동운동 본연의 가치를 상실했다”며 “성과급 파동은 경영, 노동, 사회 모두의 패배이자 대한민국의 패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한 사무총장은 성과급 경쟁이 제조업 전반의 고임금 압박으로 번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쟁이 삼성전자를 거쳐 조선·철강·디스플레이·자동차 등 다른 대기업 제조업 현장으로 확산할 경우, 중국과 임금경쟁을 벌이는 산업의 경쟁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안으로는 성과급 상한 설정, 초과이윤을 사회연대·국가전략투자·유보기금으로 3등분하는 이른바 ‘삼삼삼기금’과 초기업 교섭 체계 전환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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