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터리 화재 위험을 낮추는 부품 매출을 늘리고 전장부품 사업에 속도를 내 첨단부품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습니다.”
배터리·전장 부품 업체 성우의 박종헌 대표(사진)는 지난 13일 기자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회사 청사진을 제시했다. 코스닥시장 상장사인 성우는 1992년 창립한 뒤 TV에 들어가는 전자총을 국산화했다. 2008년엔 소형 모터 관련 부품과 배터리 부품으로 사업을 확장해 테슬라, 애플을 최종 고객사로 두고 있다.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성우하이텍과 사명만 비슷할 뿐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 회사는 원통형 배터리 내부 폭발을 방지하고 배터리 화재 위험을 낮추는 ‘톱캡어셈블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이 제품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 박 대표는 “매출 의존도가 높은 테슬라 판매량이 유럽과 미국에서 감소하고 전체 배터리 업황이 둔화해 톱캡어셈블리 판매량이 줄어 전체 회사 실적도 다소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회사는 올 하반기부터 분위기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전체 배터리에서 4680(지름 46㎜, 높이 80㎜) 원통형 배터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12.8%로 예상되는데 2030년 21.1%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하반기부터 4680 배터리 부품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글로벌 전기차 수요가 확대되고 고객사가 다변화하는 가운데 신제품 양산 시점도 잘 맞아떨어질 수 있다”며 “이 삼박자가 어울린다면 2027년 매출 37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달성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성우는 전고체 배터리를 비롯한 차세대 배터리용 부품 개발과 인공지능(AI) 기반 품질 모니터링, 제조 자동화 솔루션을 통해 회사 실적이 계속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2027년 국내 배터리 3사와 거래가 이뤄지면 각형 배터리 부품 매출이 확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40~50㎝인 초장축 각형 배터리 어셈블리를 개발하면 각형 배터리 시장을 뚫어 신규 매출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전장부품 고객사뿐 아니라 제너럴모터스(GM), 리비안 같은 완성차 고객사도 많아질 가능성이 크다.
박 대표는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진출 전략에 맞춰 현지 생산 법인을 세웠다”며 “4680 배터리 양산을 시작해 북미 배터리 수요에 대응할 여건을 갖춘 만큼 신규 배터리 셀 제조사를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