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 칠레가 주요 광산 문제에도 생산량 늘릴 전망이다. 칠레는 전 세계에서 채굴되는 구리의 25%를 생산한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최근 일부 주요 광산에서 사고와 문제가 발생했지만 칠레 정부는 여전히 올해 구리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구리 시장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칠레의 대표적인 국영 광산기업인 코델코가 운영하는 한 대형 광산에서 최근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했다. 테크 리소스라는 회사의 광산에서는 폐기물 처리 문제가 생겼다. 이런 사고와 문제들이 있어 올해 칠레 정부가 세운 목표인 약 560만 톤의 구리 생산량 달성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세계적인 광산회사인 'BHP 그룹'의 거대 광산인 ‘에스콘디다’의 올해 상반기 생산량이 작년보다 11% 증가했다. 또한 콜라우아시라는 광산도 품질이 낮은 광석을 채굴했던 어려운 시기를 끝내고 곧 더 좋은 품질의 구리를 생산할 전망이다. 최근 설비를 업그레이드한 ‘엘살바도르’ 광산도 이제 생산량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한다.
칠레의 아우로라 윌리엄스 광업부 장관은 “올해와 내년 칠레의 구리 생산량이 계속 늘어날 것이고, 2027년까지는 연간 생산량이 역대 최고인 600만 톤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23년 생산량이 20년 만에 가장 낮았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최근 광산 시설들이 오래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새로운 구리 광산을 찾고 개발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이 활발해지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데이터 센터들이 늘어나면서 구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 구리는 전기 배선 등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수요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몇 년 전 칠레 정부 기관은 “지금쯤이면 연간 구리 생산량이 700만 톤 이상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지 못했다. 특히 국영기업인 코델코는 지난 수십 년간 시설에 제대로 투자하지 못했던 상황에서 뒤늦게 시설 현대화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칠레 광산 회사들이 서로 협력하기 시작하며 전망이 좋아졌다. 칠레의 대표적 광산 회사들이 서로 가까운 위치에서 협력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약 30만 톤의 구리가 더 생산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예로, 코델코 회사의 안디나 광산과 앵글로아메리칸가 운영하는 로스 브론세스 광산이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국경 지역에 걸쳐 있는 광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여러 글로벌 대기업이 칠레에서 유망한 새로운 광산을 찾기 위해 탐사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윌리엄스 장관은 “최근 앵글로아메리칸과 테크 리소스의 합병 소식은 칠레 광산업과 세계 구리 시장에 활력이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코델코가 운영하는 엘테니엔테 광산에서 발생한 터널 붕괴 사고로 6명의 광부가 사망했다. 칠레 정부는 사고 조사가 끝난 뒤, 안전 문제로 지하 깊은 곳에 있는 광석 채굴이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자동화된 새로운 채굴 기술을 사용하는 등 대체 방식을 찾아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장관은 “앞으로 칠레는 점점 깊은 지하 광산에서 구리를 캐야 하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칠레는 안전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라여서, 위험하다면 안전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