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기흥·구리 '핀셋 3중규제'
동탄·수지·기흥 올 7.7조 유입
정부 "대출비중 40% 웃돌아"
구리엔 서울서 원정매입 다수
성과급 쥔 30대 실수요도 많아
병점 등 인근 풍선효과 우려
이번 규제는 최근 반도체 특수와 교통 호재가 맞물리며 과열 양상을 보인 경기 남부권 주택시장과 서울 접근성을 앞세운 구리시를 정조준했다. 경기 화성 동탄구와 용인 기흥구에는 반도체벨트 실수요와 성과급 기대, 갭투자 수요가 동시에 몰렸고, 구리시는 서울 전월세난에 밀린 원정 매입 수요가 급증했다. 정부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통해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30일 동탄, 기흥, 구리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배경에 대해 집값 상승률과 거래량, 갭투자 비율, 외지인 거래 비중, 자금조달계획서상 차입 비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유리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최근 3개월 물가상승률 대비 집값 상승률이 1.3배 이상인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며 "다만 정량 기준만으로 결정하지 않고 거래량과 청약 경쟁률, 공급 상황, 개발 호재,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함께 보고 시장 상황을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이 지역에는 단기간에 자금이 몰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종양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1~5월 동탄, 용인 수지, 기흥 일대 주택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7조7000억원에 달했다. 동탄구의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액은 3조2396억원으로 작년 한 해 전체의 80%를 이미 넘어섰다. 기흥구도 같은 기간 1조5487억원이 집중돼 작년 전체의 84%에 이르렀다.
갭투자가 가능했던 동탄과 기흥에서는 올해 임대보증금 5710억원이 주택 구입에 활용됐다. 증시 활황 속에 주식과 채권을 처분해 반도체벨트 부동산으로 옮겨간 금액도 3281억원으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지정된 3개 지역의 주택 매입 시 차입 비중이 30%를 웃돌았고, 지역에 따라서는 40% 이상인 곳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30대 실수요자의 매수세도 강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동탄 집합건물 매수자 10명 중 4명은 30대였다. '생애 첫 집' 매수자 중 30대 비중도 올해 들어 6개월 연속 50~60%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사업장이 인접한 지역적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동탄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고소득 대기업 직장인 부부들이 육아와 정주 여건을 고려해 동탄으로 모여들고 있다"며 "대표적인 '셔세권'으로 불리는 청계동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뜨겁다"고 말했다. 동탄역롯데캐슬 전용면적 84㎡는 최근 22억원을 넘기며 최고가를 경신했고, 호수공원 주변 단지들도 잇달아 10억원대를 돌파했다.
구리는 동탄·기흥과 다른 흐름을 보였다. 서울 전월세난에 밀린 실수요와 비규제지역 갭투자 수요가 겹치면서 서울발 원정 매입이 급증했다. 올해 1~5월 구리시 집합건물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중 서울 거주자는 987명으로 전년 동기 305명보다 3.2배 늘었다. 전체 매수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9%에서 33%로 뛰었다. 반면 동탄구와 기흥구는 경기 거주 매수자가 각각 86.9%, 83.8%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국토부는 반도체 성과급 등 현금성 자산을 활용한 매수까지 직접 통제하긴 어렵지만, 대출을 활용한 주택 구입과 가격 상승을 기대한 가수요는 차단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장은 "반도체 성과급 등으로 유동성이 늘어나 자산을 활용해 주택을 구입하는 영향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은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과 가격 상승을 우려해 시장에 진입하는 가수요"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수요 기반이 강한 만큼 규제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반도체 호황 기대감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용인플랫폼시티 등 중장기 개발 호재가 살아 있고 구리 역시 서울 접근성이 강점"이라며 "실수요 기반이 유지되는 한 중장기적으로 가격 하방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도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이라 규제에도 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규제가 인접 비규제지역으로 수요를 밀어내는 풍선효과를 부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규제 영향권에서 벗어난 남양주 다산·별내신도시, 수원 권선구, 화성 병점구 등이 차기 수요 이동 지역으로 거론된다.
국토부는 아직 과열되지 않은 지역까지 선제적으로 규제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과장은 "다른 지역은 지정 기준에 미달했다"며 "규제지역 지정 시 풍선효과 우려는 항상 있지만, 아직 과열이 나타나지 않은 지역까지 선제적으로 지정하는 데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추가 조치가 필요한지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홍혜진 기자 / 진영화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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