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지 없는 자산, 국경 앞에 선 토큰증권 [기고]

1 week ago 23

[김태림 엑시스 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한국웹3블록체인협회 사무총장] 지난 회는 국내 토큰증권이 글로벌 시장과 연결될 수 있을지가 시행령에 달려 있다고 적었다. 그런데 시스템이 연결된다고 해서 법률관계까지 함께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발행된 토큰증권을 싱가포르의 투자자가 취득했다고 하자. 그런데 전혀 다른 제3자가 나타나 그 토큰이 본래 자신의 것이라고 주장한다. 진정한 권리자가 누구인지는 어느 나라의 법에 따라 판단하는가. 문제는 계약이 아니라 소유권이다. 계약은 상대방과의 약속이므로 준거법도 당사자가 합의로 정하면 된다. 그러나 그 토큰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것인가는 계약 당사자가 아닌 제3자와의 다툼이어서, 계약서에 넣어 둔 준거법 조항이 그 사람을 구속하지 못한다. 이 물음만큼은 각국이 정해 둔 별도의 준거법 결정 기준을 따라야 한다. 실물 증권의 시대에는 그 기준이 간단했다. 증권이 소재하는 곳의 법, 곧 소재지법이 적용됐다. 한국의 국제사법도 물건과 무기명증권에 관한 권리를 소재지법에 따르도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분산원장의 기록에는 소재지가 없다. 같은 장부가 여러 나라에 흩어진 전산망에 동시에 기록되고, 그중 어느 한 곳을 기록의 소재지로 볼 근거는 없다. 소재지라는 연결점 자체가 기능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현행 국제사법에는 디지털자산이나 분산원장 기록에 관한 규정이 없다. 한국의 토큰증권에서 이 문제는 당분간 현실화되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지난 회에서 본 대로 국내 제도는 허가받은 기관만 참여하는 폐쇄형 원장으로 출발하고, 참여 기관이 모두 국내에 있는 동안에는 분쟁 역시 국내법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제미나이)그러나 시장이 확대되는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토큰증권을 취득하고 국내 기관이 해외에서 토큰화된 국채나 펀드를 담보로 취득하는 순간, 소재지 없는 자산의 준거법이라는 물음은 이론이 아니라 실무가 된다. 미리 짚어둘 것이 하나 있다. 국경을 넘는 거래에는 두 개의 축이 있다. 외국인의 취득에 어떤 신고가 필요한가라는 외국환 규제, 곧 공법의 축이 하나이고, 권리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를 정하는 사법의 축이 다른 하나다. 앞의 물음에 대한 답 역시 이번 정책방향에는 없다. 이 글이 다루는 것은 후자다. 국제사회도 답을 찾는 중이다.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는 2023년 디지털자산에 관한 사법 원칙을 채택하면서, 물리적 소재가 없는 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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