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유해진 "아직 꾸준히 영화 들어와…'야당' 잘돼 다행"[인터뷰]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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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 부담? 흥행 안돼도 의미 바라보며 출연 결심도"

  • 등록 2025-06-09 오후 3:52:43

    수정 2025-06-09 오후 3:52:43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유해진이 IMF 시대적 상황, 기업 도산 과정 등 다소 복잡한 소재의 부담을 감수하고 영화 ‘소주전쟁’에 출연한 이유와 의미, 앞서 지난 봄 관객들을 만난 전작 ‘야당’의 흥행 소감을 털어놨다.

유해진은 영화 ‘소주전쟁’의 개봉을 기념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유해진은 ‘소주전쟁’에서 소주 회사 ‘국보’에 평생을 헌신해온 재무이사 ‘표종록’ 역을 맡아 전작과는 다른 얼굴을 선보였다. ‘표종록’이란 인물을 통해 유해진은 IMF 시절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회사에 인생을 바치고 헌신했던 가장들의 애환을 그렸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야근도 불사하는 종록의 모습이 오늘날에도 워라밸, 휴일 없이 커리어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현대 직장인들의 처지를 대변해 안타까움과 공감, 때로는 탄식을 자아낸다.

‘소주전쟁’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친근히 여겨지는 ‘소주’를 소재로 내세운 작품이다. 하지만 IMF란 시대적 배경, 국내 기업의 도산 및 인수 과정 등 국내 상업영화에선 잘 다루지 않아왔던 다소 복잡한 서사를 다뤄 개봉 전부터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많았다.

유해진은 이에 대해 “우리나라 주류 문화의 장점은 빈부를 떠나서 공평히 소주를 먹는다는 이야길 어릴 때 들어봤다. 그만큼 소주라는 친근감있는 소재에 끌린 것도 출연에 영향을 줬다”면서도, “물론 영화 속 이야기가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스스로도 생각했다. 그래서 현장에서도 항상 대사 등을 풀어서 이야기하려 노력했다”고 답했다.

그는 “원래 대본엔 어려운 전문용어가 훨씬 더 많았었다. 그걸 최대한 풀어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는 이야길 했는데 편집 과정에서 많이 반영된 듯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라며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관객들이 작품을 보며 스스로는 삶에서 어떤 요소 가치를 두고 살 것인가를 생각해볼 기회를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른 할리우드 영화처럼 기업이 잡고 잡아먹히는 내용이 주류가 되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작품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스스로도 흥행 면에서 어느 정도의 우려를 안고 있는 작품 소재임을 알고도 작품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선 “사실은 영화가 흥행도 중요하지만, 어떤 작품을 함으로써 그 자체로 가치를 갖는 경우가 있다. 어떻게 매번 흥행될 작품만 출연하겠나, 흥행이 되지 않더라도 의미가 있지 않냐는 마음이 있다”라며 “내 필모그래피에서 그런 예 중 하나가 ‘소수의견’이란 영화였다. 물론 이 영화를 그런 의미로만 생각해서 출연한 건 아니기도 하다. 이 영화는 그래도 좀 관객층이 안착돼 흥행도 같이 가면 좋겠단 바람도 갖고 있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중요한 문제는 그런 작품에 관객들이 ‘관심을 어떻게 가지게 하냐’가 숙제인 거 같다. 그 문제에 대한 답을 하나는 풀었는데 하나는 미처 못 풀어낸 아쉬움도 남아는 있다. 다만 이 역시 어쩔 수 없는 작품의 운명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이 작품을 보면서 다른 분들이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도 전했다.

유해진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시리즈 작품과는 아직까지 인연이 없다. 꾸준히 스크린 작품에 출연하는 이유에 대해 유해진은 “영화라는 시스템에 오래 몸담아 와서 그런지 익숙하다. 아직까지는 감사히 영화가 꾸준히 제안이 들어와서 즐겁게 하고 있다”라며 “OTT 역시 좋은 작품이라면 할 수도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작품이면 그게 어떤 형태든 안 할 이유가 없다. 사실 용기가 없어서인 것도 있고, 영화라는 플랫폼이 좋다”고 말했다.

지난 봄 관객들을 만난 ‘야당’이 손익분기점을 넘어 스크린 흥행에 성공한 소감도 밝혔다. 그는 “천만 다행이라 생각한다. 청불 등급인데도 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기분이 참 좋았다”고 수줍게 웃었다.

‘소주전쟁’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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