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전쟁' 유해진 "연기에만 올인? 책임질 가정 없어서 가능"[인터뷰]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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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대 종록같은 삶?…나라면 그렇게 못 살아"

  • 등록 2025-06-09 오후 3:19:34

    수정 2025-06-09 오후 3:19:34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배우 유해진이 일과 삶의 균형과 관련한 종록과 인범의 가치관 대립에 대한 생각과 함께 실제 자신이 갖고 있는 직업에 대한 가치관을 털어놨다.

유해진. (사진=쇼박스)

유해진은 영화 ‘소주전쟁’의 개봉을 기념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 개봉한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기도 하다.

유해진은 ‘소주전쟁’에서 소주 회사 ‘국보’에 평생을 헌신해온 재무이사 ‘표종록’ 역을 맡아 전작과는 다른 얼굴을 선보였다. ‘표종록’이란 인물을 통해 유해진은 IMF 시절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회사에 인생을 바치고 헌신했던 가장들의 애환을 그렸다. 회사를 살리기 위해 야근도 불사하는 종록의 모습이 오늘날에도 워라밸, 휴일 없이 커리어에 모든 것을 올인하는 현대 직장인들의 처지를 대변해 안타까움과 공감, 때로는 탄식을 자아낸다.

반면 국보의 경영권을 뺏기 위해 종록에게 접근한 투자회사 직원 인범(이제훈 분)은 자신에게 어떤 이익도 주지 못하는 회사에 그렇게까지 헌신하는 종록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 종록의 모습에서 회사에 헌신했던 자신의 아버지의 모습을 투영하며 마음 한켠에 연민과 혼란을 느낀다.

유해진은 “종록과 실제로 닮은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종록의 모습에 이해가 되는 부분은 많았다”라며 “저 자랄 때 동네에 그런 아버지들이 많으셨다. 옛 아버지들 중에서 그렇게 사셨던 분들이 많지 않았나 싶다. 또 그런 분들이 계셨기에 지금 저희가 이렇게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하지만 개인적으로 요즘 시대의 관점에서 표종록처럼 온전히 회사에만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삶을 사는 건 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라며 “자기 혼자 그렇게 산다면 얼마든지 그렇게 살아도 된다. 다만 종록의 경우로 봤을 때 그렇게 살거면 왜 결혼을 했을까, 그건 무책임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실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경제 관념도 좀 인범에게 배워야 할 게 있는 거 같고. 도덕적으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의 인범의 현실적 마인드가 요즘엔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종록과 인범의 마음가짐이 잘 융합되어있으면 좋겠단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직업 배우로서 스스로의 가치관도 털어놨다. 유해진은 “연기를 위해서 살고 연기 때문에 다른 거를 다 포기한다? 저라면 그러지 못한다. 연기 하나 때문에 뭔가가 뒷전으로 밀리는 건 좀 아닌 것 같다”라며 “저 혼자만 산다면 그게 가능할 거 같은데 저는 그럴 만큼 큰 그릇은 못 된다. 물론 과거의 자신은 그렇게 연기에만 쏟아부으면서도 살아봤다. 그것 역시 가정이 없었기에 가능했다. 가정이 있다면 그렇겐 못 할 거 같다”고 고백했다.

‘소주전쟁’은 지난달 30일 개봉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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