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한 시민이 카네이션 꽃바구니를 살펴보고 있다. 2026.05.14 뉴시스
경기 북부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 최모 씨(30)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연차를 냈다. 개인적인 사정도 있지만, 스승의 날에 불거질 수 있는 불필요한 오해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목적이 컸다. 최 씨는 “학교 차원에서 ‘어떠한 선물도 받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왔다”라며 “성의 표시를 냉정하게 거절하는 것도 곤욕이고, 괜히 악성 민원 학부모의 표적이 될까 봐 차라리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육 현장에서는 축하와 감사를 피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아예 연차를 내는 교사도 생겨나고 있다. 이는 2016년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강화한 청렴 기조와 최근 심해진 교권 하락과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2026 스승의 날 알아야 할 청탁금지법 Q&A’.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
최근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2026 스승의 날 알아야 할 청탁금지법 Q&A’에 따르면 학생 대표 등이 공개적으로 전달하는 카네이션 외에 교사에 대한 개별적인 선물은 일절 금지돼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부모나 학생의 성의를 거절하는 과정에서 감정 소모가 큰 데다, 사소한 호의조차 ‘부정 청탁’ 민원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또 다른 경기 지역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 씨는 15일에 예정된 학교 체육대회가 오히려 반갑다고 했다. 이 씨는 “과거 옆 학교 선생님이 (청탁금지법상) 허용되는 손 편지를 받았는데 괜히 다른 학부모에게 ‘편지 준 학생을 우대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를 받는 걸 봤다”라며 “올해는 체육대회 일정에 묻혀 스승의 날 관련 언급 없이 지나갈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교사가 자신의 날을 부담스러워하는 배경에는 교권 침해와 악성 학부모 민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교권 침해 피해 사례 중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차지한 비중은 45.3%로 전년(41.3%)보다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