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美·日 국부펀드' 제안…"양국 공동 기술 인프라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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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美·日 국부펀드' 제안…"양국 공동 기술 인프라 투자"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사진)이 미국 내 기술·인프라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미·일 공동 국부펀드 설립을 제안했다. 미·일 관세 협상의 마중물이 될지 주목된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손 회장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이 같은 미·일 공동 국부펀드를 직접 논의하고, 양국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소개했다. 다만 아직 공식적인 제안으로 구체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공동 국부펀드는 미국 재무부와 일본 재무성이 각각 상당 지분을 소유 및 운영하는 구조다. 이후 다른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미국 및 일본 국민도 지분을 소유할 수 있도록 허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논의에 정통한 관계자는 “공동 국부펀드가 투자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려면 막대한 규모여야 한다”며 “초기 자본금은 최대 3000억달러에 달하고, 이후 대규모 레버리지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국부펀드의 매력은 양국 정부에 수익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베선트 장관은 세금 인상 없이 재무부 수익원을 확보할 방안을 찾고 있다”며 “이번 아이디어는 기존 전략과 명확히 다른 접근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미국 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최대 5000억달러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내놨다. 이 프로젝트가 공동 국부펀드의 투자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공동 국부펀드 구상은 미국과 일본 간 관세 협상 중에 등장했다. 양국은 지난 23일 워싱턴DC에서 열린 3차 협상에서 무역 확대, 비관세 조치, 경제 안보 협력 등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일본은 자동차 등 일련의 관세 철폐를 주장했고, 미국은 상호관세 기본세율(10%) 밑으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미·일은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6월 중순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릴 예정인 미·일 정상회담에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일본 측 관세 담당 각료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은 협상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을 기회로 뭔가 합의가 된다면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3차 협상 직전 트럼프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F-47, F-22 등 미국 전투기 구입에 관심이 있는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일본 측에 안보 분야 압력을 가하기 위해 전투기를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쿄=김일규 특파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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