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주주총회 연설
"AI는 거품 아니라 혁명" 강조
스위스 ABB 로보틱스 인수 등
피지컬AI 청사진 제시하면서
10~15년 더 일하겠다고 밝혀
"현재 74조엔 수준인 기업가치
16년뒤 1천조엔 될것" 자신감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지만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
손 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SBG) 회장이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호사유피 인사유명(虎死留皮 人死留名)'이라는 중국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인공지능(AI) 시대에 대한 자신의 각오를 다졌다.
이 고사성어는 손 회장의 부친이 남긴 유훈이기도 하다. 손 회장은 파나소닉을 창업하고 일본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마쓰시타 고노스케와 혼다를 설립한 혼다 소이치로를 거론하며 이 말을 함께 전했다.
그는 "큰 비전을 제시하는 경영자가 부족한 것이 최근 30년간 일본 경제가 어려운 이유"라며 AI에 대한 미래 비전 제시를 통해 의미 있는 유산을 남기고 싶다는 의지를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2000여 명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참석한 이날 주총은 AI로 시작해 AI로 끝을 맺었다. 손 회장은 "AI는 거품이 아니라 혁명"이라며 "AI 혁명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산업을 1990년대 인터넷 태동기에 비유하며 "시작한 지 3년밖에 안 된 AI를 거품이라고 부르는 것은 AI에 대한 모독"이라고까지 표현했다.
특히 손 회장은 AI 발전의 핵심 병목으로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스트럭처를 지목했다. 그는 "AI가 발전할수록 전력과 데이터센터가 가장 중요한 인프라가 된다"며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고의 AI 인프라 제공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미국 오하이오주에서는 원전 10기에 달하는 전력을 사용하는 5000억달러(약 750조원) 규모의 초대형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프랑스에서도 최대 750억유로(약 130조원)를 투입해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일본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발전회사인 도쿄전력홀딩스 투자에도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손 회장은 "일본에도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야 하는데 전력 업계는 규제로 인해 인허가 신청에만 6년이 걸린다"며 "6년이면 AI가 얼마나 발전하겠느냐"고 쓴소리를 했다.
손 회장은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인 '피지컬 AI'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그는 "지능이 몸을 갖는 시대가 온다"며 "로봇이 건설업, 제조업, 농업, 위험한 작업 현장 등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일부 공장에서 AI 로봇 양산을 시작했다고 공개하며 "곧 공식 발표할 예정인데 많은 사람이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스위스 ABB의 로보틱스 사업 부문 인수를 통해 세계 최대 로봇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시장 관심이 집중된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직접 입을 열었다. 올해 69세가 되는 손 회장은 과거 60대에 은퇴하려던 구상을 수정하며 "소프트뱅크 성장에 내가 아직 기여할 수 있다"며 "앞으로 10~15년은 더 일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후계자에 대해 "외부에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그룹 내부에서 경쟁을 통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재무 목표와 관련해 손 회장은 현재 74조엔(약 706조원) 수준인 순자산가치(NAV)를 향후 16년 안에 1000조엔(약 9500조원)까지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이날 주총에 대한 시장 반응은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총회가 끝난 이후 소프트뱅크 주가는 내림세를 보이다 1.21% 상승으로 마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람들이 기대했던 새로운 투자 발표나 오픈AI와 관련된 구체적인 호재가 부족했고, 상당수 발언이 10년 이상을 내다본 장기 비전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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