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멸종에 월세 7년만에 최고수준
서울 대학가 주거비 월70만원 달해
전세사기 우려·고금리에 월세 선호
세액공제 확대 등 당정도 지원 강화
“송도 대학가 월세는 웬만한 서울보다 높아요. 관리비까지 하면 한 달에 90만원은 우습게 넘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24일 오후 찾아간 인천시 연수구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인근 부동산에서 공인중개사 A씨는 위와 같이 말했다. 공인중개소를 방문했을 때 부모님과 함께 찾아온 한 여학생은 매물이 없다는 설명을 듣고 나오는 길이었다. 송도 원룸의 평균 가격은 보증금 500만원에 월세 70만원 수준. 매달 15만원가량 부과되는 관리비를 더하면 매달 9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지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인천대 앞 원룸의 월세는 1년 만에 5만원 가까이 급등했다. 월세 수요가 몰리는 까닭이다. 공인중개사 B씨는 “전세 계약을 하려면 보증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심사 등 절차에만 1달이 넘는 기간이 필요하다”며 “요즘은 금리도 높은 편이라 전세대출을 받아 이자를 내는 것과 월세를 내는 데 큰 차이가 없어져 월세를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가의 주거비는 월 70만원 수준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주요 10개 대학의 지난 1월 보증금 1000만원 기준 원룸(전용면적 33㎡ 이하)의 평균 월세를 조사한 결과 62만2000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60만9000만원)에 비해 2% 오른 수치로, 다방이 집계를 시작한 2019년 이래 가장 높다. 여기에 평균 관리비까지 8만2000원에 달해 총 70만4000만원이 평균 주거비로 집계됐다.
주거비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은 이화여대 일대다. 월세 71만1000원, 관리비 10만2000원으로 매달 81만3000원이 주거비로 지출됐다. 이어 성균관대(80만5000원), 연세대(76만2000원), 고려대(74만8000원), 한양대(71만9000원), 경희대(70만5000원), 한국외대(68만4000원), 서강대(64만8000원), 서울대(57만8000원), 중앙대(57만1000원) 순으로 부담이 컸다.
주목할 점은 월세와 함께 관리비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대 인근 지역의 원룸 평균 관리비는 지난해 8만4000원에서 올해 10만2000원으로 무려 21.4%가 뛰었다. 성균관대(13.6%), 한국외대(9%), 경희대(6.4%) 인근도 1년 만에 관리비가 높은 수준으로 뛰었다. 월세 인상에 제한이 있다 보니 관리비 인상 등을 통해 사실상 월세를 추가로 올리고 있다.
반면 전세를 택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2022년 신축한 경희대 앞 한 건물은 지난해 1월 전세 2억원에 임대가 이뤄졌는데, 올해 1월 보증금 3000만원에 월세 70만원의 조건에 계약됐다. 연세대 앞 신촌로에서도 지난해 보증금 2000만원·월세 65만원이던 건물에서 올해 보증금 1000만원, 월세 70만원으로 임대 계약이 체결됐다.
대학가의 월세가 오르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전세사기 우려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적은 월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정부가 전세보증 요건을 강화하며 보증금 상한이 낮아진 임대인들이 그 차액을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취업난과 주거비 부담으로 졸업생, 사회초년생까지 대학가를 떠나지 못하면서 수급 불균형은 더욱 심해지는 모양새다.
청년층의 월세 부담이 커지자 정부·여당도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월세 세액공제 한도(연 1000만원)를 초과해 공제받지 못한 금액을 향후 5년간 이월해 공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월세 지출액이 공제 한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빈번해지면서 이를 소멸시키지 않고 이월공제하는 안을 마련한 것이다.
직접적인 월세 지원도 강화되고 있다. 정부는 중위소득 60% 이하(부모 포함 시 100% 이하) 청년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최장 24개월간 지원하는 ‘청년월세지원사업’을 한시 지원에서 상시 신청 체제로 전환됐다.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 지난해부터 보증금 5000만원 및 월세 70만원 이하라는 까다로운 거주 요건도 폐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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