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야구를 정복한 홈런왕이지만 무라카미 무네타카(25·야쿠르트 스왈로스)에 대한 미국의 시선은 차갑다. 수비 약점은 물론이고 타격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매체 야후스포츠는 8일(한국시간) '무라카미는 누구인가'라며 그에 대해 소개와 함께 걱정되는 부분들을 자세히 짚었다.
야쿠르트는 8일 메이저리그(MLB)에 무라카미를 30개 전구단에 포스팅 공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무라카미는 다음달 23일 오전 7시까지 45일 동안 모든 MLB 구단과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무라카미는 아직 어린 나이지만 벌써 일본프로야구(NPB)를 정복했다. 36홈런을 때린 무라카미는 신인왕을 수상했고 2022년엔 타율 0.318에 56홈런 134타점 114득점하며 고점을 찍었다. 타격 트리플 크라운인 동시에 왕정치가 세운 일본인 최다 홈런(종전 55개)까지 갈아치웠다.
2021년 야쿠르트에 20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고 대표팀에서도 2020 도쿄 올림픽,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의 우승에도 공헌했다.
6경기 출전에 그친 첫 시즌 이후 7시즌 동안 245개의 홈런을 때렸다. 그러나 고점을 찍은 뒤엔 31홈런, 33홈런으로 하락세를 그렸고 타율도 급감했다. 올해는 부상까지 겹치며 56경기에만 나섰는데 22홈런을 쏘아올리며 반등세를 그렸다.
무라카미는 포스팅을 통한 미국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야후 재팬은 "25세 밖에 되지 않은 무라카미는 9자리(1억 달러) 이상 규모의 계약을 따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나이에 FA 자격을 얻는 선수는 거의 없고 구단들은 전성기 기간을 보장받기 위해 프리미엄을 지불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하나의 예시로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영웅 야마모토 요시노부의 사례를 들기도 했다.
다만 장밋빛 미래만이 보장돼 있는 건 아니다. 야후재팬은 무라카미가 가진 치명적 약점을 소개했다. 야후재팬은 "무라카미가 공을 맞히기만 하면 그 공은 멀리 날아간다"면서도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우려되는 점을 하나씩 언급했다.

노모 히데오 이후 MLB는 일본 선수를 영입할 때 타자에 비해 투수를 안전한 투자처라고 여겼는데 구속과 구종, 무브먼트 등 평가 기준이 명확한 투수에 비해 타자는 반응적인 기술을 요하고 이는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MLB에서 오타니와 마쓰이 히데키, 스즈키 세이야 정도를 제외하면 일본 출신 거포의 성공 사례가 드물었던 것도 힘이 실리는 이유다. 매체는 오타니의 경우 '특수한 케이스'라고 비교 선상에 놓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56홈런을 때려내며 일본에선 괴물이라 불렸지만 오타니와는 타격만으로도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장 큰 환경 변화는 바로 구속이다.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는 무라카미에 대해 "2022년 이후 시속 93마일(약 150㎞) 이상의 패스트볼에 대한 컨택률은 63%에 불과하다. 최근에는 변화구에 대한 컨택률도 급락했다"며 "2025년에는 모든 변화구를 합쳐도 컨택률이 51%로, MLB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타자들보다 훨씬 낮다. 2022~2023년의 무라카미는 62% 수준이었지만 이번 시즌은 그보다도 떨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환한 게 바로 올 시즌 MLB 삼진왕 제임스 우드(워싱턴)였다. 우드는 타율 0.256에 31홈런을 때렸는데 삼진은 무려 221개에 달했다. 그의 변화구 컨택률은 57.3%였다.
반면 무라카미는 시속 93마일 이상 패스트볼에 대해서도 41.7%의 삼진율을 보였는데 이는 MLB에서도 유명한 '삼진머신' 조이 갈로의 최악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야구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는 올해 MLB에서 나온 39만 173개의 직구 중 62.8%가 시속 93마일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무라카미의 삼진율이 빅리그에선 훨씬 더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합리적 예상이 가능한 것이다.
야후재팬은 "2022년의 전설적인 시즌이 그를 스타로 만들었지만 이후 몇 년간 컨택트 능력 저하와 삼진 증가로 그 빛이 바랬다"며 "2022년에 커리어 최저 삼진율(20.9%)을 기록했지만 이후 3년 동안 평균 28.6%로 높아졌다. 대부분의 일본 타자들이 MLB에 오면 삼진율이 크게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확실히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무라카미는 송성문(키움)과 마찬가지로 3루수이고 포스팅을 통해 빅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상대적으로 장타력을 부족하지만 컨택트가 뛰어나고 준수한 수비오 빠른 발까지 갖춘 송성문과 상당히 대비되는 모습이 몸값에 어떻게 반영이 될지 시선이 쏠린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