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김용 전대 출마 허용에…친청계 “민주당 오욕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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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당과 검찰, 다르지 않단 신호”
김보미 “박지현은 안 되고 송영길은 되냐”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친청(친정청래)계가 송영길 전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후보 자격 논란까지 제기하며 계파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았다.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해 당규상 피선거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두 사람을 향해 친청계가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시시비비에 나선 것.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사건 무죄 확정 후 복당한 지 6개월이 지나지 않았고, 김 전 부원장은 ‘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로 인한 계좌 동결로 1년 6회 이상의 당비 납입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는 팽팽한 줄다리기 끝에 11시간만에 결국 두 사람의 전당대회 출마를 허용하며 갈등은 봉합은 됐지만 친청계가 “민주당 역사에 또 하나의 오점이 남았다”고 반발하는 등 후유증을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 친청, 표결 불참으로 宋·金 출마 길 터줘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려다 ‘피선거권 자격 논란’에 휩싸인 송영길 전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17. 뉴스1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출마하려다 ‘피선거권 자격 논란’에 휩싸인 송영길 전 대표와 최고위원 출마자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7.17. 뉴스1
17일 오전 8시 반 열린 당 최고위에서 약 1시간 논의 끝에 문정복 최고위원이 “표결에 동의할 수 없다”고 투표에 불참하면서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강득구 황명선 최고위원 등 찬성 3 대 반대 2로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의 피선거권 자격을 예외적으로 허용하기 위한 당무위원회 소집안을 처리했다. 최고위 문턱을 넘자마자 민주당은 오후 당무위를 열고 두 사람의 피선거권 예외 적용을 즉각 의결했다.

앞서 지도부는 전날 오후 10시 반 심야 최고위원 간담회를 개최하고 당무위 소집안을 논의했지만 문 최고위원을 포함한 친청계 최고위원 3명이 반대하면서 두 사람의 전당대회 출마 기회가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청래 전 대표와 이언주 이성윤 전 최고위원 등의 사퇴로 최고위 구성원이 6명 남은 만큼 3명이 반대하면 과반이 안돼 부결되는 상황.

이에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은 이날 오전 직접 소명을 위한 최고위 출석에 앞서 “검찰의 조작 기소에 맞서 각자의 자리에서 싸워 왔다”며 “검찰이 빼앗은 시간은 결격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조계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입으로는 검찰개혁을 외치면서 검찰 정치보복의 최대 피해자인 송영길, 김용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려는 비겁한 양두구육의 정치를 당장 멈추라”라고 날을 세웠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도 X(옛 트위터)에 “검찰 탄압의 상처를 흠결로 보는 관점은 옳지 않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선호투표제 도입 당시와 유사하게 친청계가 한발 물러선 배경에는 정 전 대표가 검찰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연임에 도전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수사의 피해자로 여겨지는 송 전 대표와 김 전 부원장의 전당대회 출마 기회를 봉쇄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선호투표가 실시되는 과정에서 오히려 역풍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정 전 대표도 최고위가 열리기 전 페이스북에 “당규에 구제 조항이 있는 만큼 당 지도부에서 원만하게 잘 조치해 주시길 바란다”며 “우리는 12·3 비상계엄 내란의 밤을 함께 이겨낸 동지이자 전우들”이라는 메시지를 냈다. ● 후보 자격 시비까지 얼룩진 與 전당대회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박지원 최고위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중 ‘피선거권 자격 논란’ 관련 송영길 전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기자회견 옆을 지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복당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송 전 대표와 당비를 미납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피선거권 자격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내지 못했다. 2026.7.17.뉴스1

더불어민주당 문정복, 박지원 최고위원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중 ‘피선거권 자격 논란’ 관련 송영길 전 대표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기자회견 옆을 지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16일 심야 긴급 최고위원회 간담회를 열고 복당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송 전 대표와 당비를 미납한 김 전 부원장에 대한 피선거권 자격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내지 못했다. 2026.7.17.뉴스1
하지만 박지원 최고위원은 최고위 표결 이후 “민주당이 검찰, 사법 적폐 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신호를 줄까 걱정된다”며 “오늘이 오욕의 역사가 될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당 대표 후보에 출마한 김보미 전 강진군의회 의장도 X에 2022년 피선거권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전당대회 출마를 못 한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사례를 거론하며 “똑같은 사안인데, 박지현은 안되지만 송영길은 되냐. 청년은 안되지만 686기득권은 되냐”라고 반발했다.

11시간 만에 갈등은 봉합은 됐지만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식 참석을 둘러싼 이른바 ‘적통 논란’과 2007년 대선 전후 ‘명청’(이 대통령과 정 전 대표) 관계까지 파묘된 데 이어 이제는 후보 자격 시비까지 벌어지는 등 집권여당의 당권 경쟁이 진흙탕 싸움으로 얼룩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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