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억 보안망 뚫은 1000원짜리 수첩… 손으로 특허 베끼고 도면 그려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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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통째로 빼가는 기술유출] 파일-서버추적 피해 아날로그 수법 ‘애완견’ 파일 열어보니 기밀 자료 AI-드론 등 첨단기술 활용도 여전 “기술 유출범의 수첩을 열어 보니 기업의 핵심 비밀 내용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국가정보원에서 20여 년간 기술 유출 조사를 담당했던 한 조사관은 “수사 과정에서 발견한 건 첨단 해킹 장비나 암호화된 외장하드도 아니었다. 문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첩 수십 권이 상자에 가득했다”고 말했다. 수첩을 펼치자 수백억 원의 연구개발(R&D)비가 투입된 기업 핵심 기술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화학 제품 배합 비율과 핵심 제조 레시피 등을 손으로 직접 적어 외부로 가지고 나왔던 것이다. 기업들이 수백억 원을 들여 구축한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 문구점에서 1000원에 살 수 있는 수첩 한 권에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었다. 첨단산업 기술을 노린 기술 사냥꾼들은 역설적으로 ‘아날로그 수법’으로 회귀하고 있다. 기업들이 화면 캡처 방지, 파일 반출 차단, 서버 접속 기록(로그) 추적 등 디지털 방어벽을 치자, 아예 디지털 흔적이 남지 않는 아날로그식 탈취 방식을 택하는 것이다. 국정원 조사관은 “영업비밀이나 특허 설계도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직접 그려 외부로 유출한 경우도 있다”며 “설계도를 반출하기 어려우면 필사했다가 나중에 업체를 차려 회사를 키운 사례도 있다”고 전했다. 보안 시스템의 눈을 속이기 위한 교묘한 위장술도 동원된다. 과거 정부 기관에서 기술 유출 수사를 담당했던 한 수사관은 “‘애완견 OO 치료 계획’이라는 평범한 이름의 파일을 열어봤더니 실제로는 핵심 공정 기밀 자료였다”며 “기밀 데이터를 잘게 쪼개 여러 개로 분할 저장하거나 메일로 보낸 뒤에 회사 밖에서 다시 합치는 수법도 쓰더라”라고 전했다. 아날로그 수법을 사용한다고 해서 신기술을 활용하는 기술 유출 위협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사기관은 생성형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 기술이 새로운 기술 유출 통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생성형 AI다. 개발자들이 업무 편의를 위해 소스코드, 반도체 설계도, 핵심 연구 데이터 등을 외부 AI 서비스에 입력하면 영업비밀이 외부 서버에 저장되거나 AI 학습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공중에서는 드론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사이버보안·인프라보안국(CISA)은 드론을 활용한 상공 감시와 지식재산 탈취 위험을 경고한 바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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