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에 타고 있는 다른 사람이 밉다고 해서 그 사람 쪽 바닥에 구멍을 뚫는 행동이다.” 수도권에 근무하는 한 판사가 법왜곡죄를 비롯한 ‘사법 3법’에 대해 한 말이다. 마음에 안 드는 판검사를 공격하겠다는 일념으로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법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법왜곡죄는 입법 전부터 숱한 비판이 제기됐다. 핵심은 ‘법 왜곡’의 기준을 무엇으로 삼냐는 것이다. ‘올바른 법 해석’의 기준을 특정 정파가 독차지할 수 있다는 우려는 더 말할 필요가 없겠다.
더불어민주당이 ‘조작기소 국정조사’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했던 검찰 수사를 모두 재확인하겠다고 나섰다.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맡았던 박상용 검사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수사를 받게 됐다. 검찰이 유독 민주당을 향한 모든 수사에서 조작과 왜곡을 반복해 왔다는 주장도 논리적이지 않지만,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법원을 통한 재심이 아닌 특검이나 공소취소 등의 절차를 통해 해결하려는 과정은 더더욱 논리적이지 않다.
만약 법왜곡죄가 처벌 수단으로 본격적으로 활용되면 어떻게 될까. 권력자들은 검찰의 수사와 법원의 재판 과정에서 일일이 법 왜곡을 주장하며 경찰이나 공수처에 수사를 맡길 수 있다. 판검사 수사를 맡을 경찰이나 공수처는 정권의 외압에 훨씬 취약하다. 번거롭게 국정조사 등을 통해 검사나 판사를 손볼 필요도 없어진다. 법왜곡죄가 사문화돼 쓰이지 않는다 해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쓸모도 없는 ‘종이호랑이’ 법안을 만들기 위해 국회가 온갖 갈등과 행정의 낭비를 무릅썼다는 뜻이다.
서울의 한 부장판사는 “특정 정당이 이렇게 부작용이 큰 법을 마음대로 만드는 것을 막기 위한 ‘입법 왜곡죄’가 더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검찰이나 법원이 관례나 구시대적 판례에서 벗어나 전향적인 결단을 내릴 때 찬사를 보내왔다. 기존 판례를 붙잡고 “너는 왜 다르게 했냐”고 따져 묻는 법으로는 앞으로 이런 변화가 불가능하다. 국회가 신중한 태도로 제도 설계에 나서야 한다.
[박홍주 사회부 기자]

![[단독]공보의 감소대책 순회진료에 공보의 3명중 2명 “부적절”](https://dimg.donga.com/wps/NEWS/IMAGE/2026/04/19/133770032.1.jpg)
![[부고] 김재영(제테마 회장)씨 빙부상](https://static.hankyung.com/img/logo/logo-news-sns.png?v=20201130)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