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는 2025 클럽월드컵을 ‘세계 최고의 클럽 대회’로 만들고자 하지만,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티켓 판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15일(한국시간) 마이애미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럽월드컵 개막식. 사진출처|클럽월드컵 페이스북
국제축구연맹(FIFA)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2025 클럽월드컵이 미국에서 막을 올렸다. 그러나 출발과 동시에 흥행에는 먹구름이 드리웠다. FIFA가 원했던 ‘세계 최고의 클럽 대회’라는 이상과, 실제 관중 동원이라는 현실 사이의 괴리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15일 알아흘리(이집트)와 인터 마이애미(미국)의 조별리그 A조 1차전(0-0 무)으로 클럽월드컵이 시작됐다. 경기가 펼쳐진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수용 인원 6만5000명)에는 6만927명의 관중이 모였다.
겉으로는 나쁘지 않은 흥행 성적으로 보이지만, 속을 보면 다르다. 글로벌 스포츠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FIFA는 클럽월드컵 개막 2주 전까지 1만 석 가까이 팔리지 않은 티켓을 소진하기 위해 마이애미 소재 대학생들에게 티켓을 단 20달러(약 2만7400 원)에 판매했고, 최대 4장의 무료 티켓도 제공했다.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이번 클럽월드컵을 “세계 최고의 클럽 축구 축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FIFA는 이번 대회 총상금으로 10억 달러(약 1조3678억 원)를 내걸었다. 이는 2022카타르월드컵의 4억4000만 달러(약 6018억 원)를 크게 웃돈다.
이런 FIFA의 의지는 경기장 선정에도 반영됐다. 미국 내 12개 개최 도시 중 8곳은 수용 인원이 6만5000명을 넘는 미국프로풋볼(NFL) 대형 스타디움이다. 스케일로 압도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이 선택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 26일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릴 플루미넨시(브라질)와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의 조별리그 F조 3차전은 지난주 기준 예매수가 1만석 미만이었다. 심지어 유럽 빅클럽인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의 경기들도 매진 가능성이 작은 상황이다.
클럽월드컵은 FIFA의 막대한 지원 속에서도 흥행 불안이라는 현실에 직면했다. ‘글로벌 축구 시장 확대’라는 명분 아래 미국을 선택했지만, 지역 팬층, 팀 인지도, 티켓 가격 등 기본적인 흥행 요인 분석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더욱이 최근 미국에서 확산하는 이민자 단속 반대 시위와 불안한 치안 상황은 클럽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또다른 걸림돌로 떠오르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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