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굵어진 빗줄기도 한화의 뜨거운 타격감을 막지 못했다. 독수리 군단이 미리보는 한국시리즈에서 승전고를 울리며 1위에 올랐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1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홈 경기에서 염경엽 감독의 LG 트윈스를 10-5로 완파했다.
이로써 4연승을 달린 한화는 41승 1무 27패를 기록, LG(40승 2무 27패)를 제치고 반 경기 차 1위로 올라섰다. 반면 3연승이 좌절된 LG는 2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한화는 투수 문동주와 더불어 이원석(중견수)-안치홍(지명타자)-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이도윤(유격수)-최재훈(포수)-황영묵(2루수)으로 선발 명단을 꾸렸다.
이에 맞서 LG는 신민재(2루수)-김현수(좌익수)-오스틴 딘(1루수)-문보경(지명타자)-문성주(우익수)-구본혁(유격수)-이주헌(포수)-이영빈(3루수)-박해민(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축했다. 선발투수는 송승기.
경기 초반 양 팀 선발투수들의 호투로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진 가운데 기선제압은 LG의 몫이었다. 3회초 이주헌의 볼넷과 이영빈의 우전 안타, 신민재의 우전 안타로 연결된 1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3루수 방면으로 향하는 1타점 적시 내야 안타를 쳤다. 오스틴의 삼진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는 문보경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기세가 오른 LG는 4회초 점수 차를 벌렸다. 구본혁의 볼넷과 이주헌의 좌전 안타, 신민재의 좌전 안타로 완성된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날렸다.
한화도 보고만 있지 않았다. 4회말을 빅이닝으로 장식하며 단숨에 경기 균형을 맞췄다. 안치홍의 좌전 안타와 노시환의 볼넷, 채은성의 좌전 안타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 이진영이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쏘아올렸다. 이어 이도윤도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는데, 이때 상대 중계진의 실책이 나오며 채은성마저 홈을 밟았다. 이후 최재훈의 2루수 방면 내야 안타에 상대 2루수 신민재가 송구 실책을 범하며 이도윤도 득점했다.
흐름을 바꾼 한화는 5회말 역전했다. 선두타자 안치홍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열었다. 이어 문현빈은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노시환이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이후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발생했다. 갑작스레 내린 장대비로 오후 6시 43분 경기가 중단된 것. 양 팀은 무려 104분 간 기다렸고, 다행히 오후 8시 27분 속개됐다.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한화 타선은 오히려 더 응집력을 발휘했다. 계속된 1사 2루에서 채은성이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다. 이진영의 3루수 땅볼에 이은 채은성의 포스 아웃으로 이어진 2사 1루에서는 이도윤, 최재훈이 각각 1타점 좌중월 적시 2루타,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렸다. 이후 황영묵의 우전 안타에 이은 이원석의 1타점 좌중월 적시타마저 나오며 9-4의 스코어가 만들어졌다.
갈 길이 바빠진 LG였지만, 6회초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박해민의 번트 안타와 신민재의 좌전 안타로 1사 1, 2루가 연결됐으나, 김현수, 오스틴이 각각 1루수 땅볼,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위기를 넘긴 한화는 8회말 한 발 더 달아났다. 2사 후 노시환이 우중월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의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노시환의 시즌 13호포.
다급해진 LG는 9회초 김주성의 비거리 110m 좌월 솔로포(시즌 1호)로 한 점을 만회했으나, 더 이상의 득점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화는 1위와 마주하게 됐다.
15안타 10득점으로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이 이날 한화 승리의 일등 공신이었다. 그 중에서도 결승타의 주인공 노시환(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을 비롯해 이도윤(4타수 3안타 2타점), 채은성(4타수 2안타 1타점), 최재훈(3타수 2안타 1타점), 황영묵(3타수 2안타)은 맹타를 휘두르며 공격을 이끌었다.
투수진의 역투도 돋보였다. 선발투수 문동주(3.2이닝 6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4실점)가 조기 강판됐지만, 뒤이은 황준서(1.1이닝 무실점)-조동욱(0.2이닝 무실점)-박상원(1이닝 무실점)-한승혁(1이닝 무실점)-김범수(0.1이닝 무실점)-김종수(1이닝 1실점)가 효과적으로 LG 타선을 막아냈다. 승리는 황준서에게 돌아갔다. 시즌 첫 승(2패)이다.
LG는 송승기(4.1이닝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5실점 4자책점)를 비롯한 투수진의 부진이 뼈아팠다. 송승기는 시즌 4패(7승)째. 김현수(4타수 2안타 3타점)는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