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원화 국제화에 기여하려면 [기고]

1 week ago 22

[라훌 아드바니 리플 글로벌 공동 정책 총괄] 한국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가 마침내 속도를 내고 있다. 관련 법안은 통칭 디지털자산기본법(가상자산 2단계법)으로 불리며, 스테이블코인 인가 체계를 포함한 한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체계를 완성하는 핵심 법안이 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관련 법안 10건이 계류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 말 논의에 속도를 내고, 이르면 올 가을 입법안을 마련하는 방침을 밝혔다. 세계 최대 규모의 디지털자산 시장 중 하나인 한국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지금까지 제정된 디지털자산 관련 법률 가운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법안이 될 것이다. 정부의 목표는 단순히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난 7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을 비롯한 관계기관은 원화 국제화를 위한 종합 로드맵을 발표했다. 적절한 규율 체계를 갖춘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이 로드맵의 핵심 축이며, 원화의 국제적 활용도를 높이고 첨단 제조 및 무역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위상에 금융 서비스 부문의 경쟁력을 보다 가까이 끌어올릴 수 있다. 2025년 4월 기준 원화가 전 세계 외환거래에서 차지한 비중은 1.8%로, 통화별 순위는 12위였다. 다만 법안에 담긴 일부 접근 방식이 이러한 목표에 부합하는지는 보다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제시된 방안 중 하나는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자사의 스테이블코인을 한국에서 유통하기에 앞서 국내 지점 또는 현지 사무소를 설치하고 등록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국내 기관이 해당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 및 정산하려면 발행사가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로 등록해야 한다. 이러한 방식이 최종 법안에 반영된다면 아시아 주요 규제 시장 가운데 해외 발행 스테이블코인에 가장 제한적인 접근 방식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국은 같은 시기, 해외 은행이 본국에서 등록한 뒤 비거주자를 대상으로 원화를 보유하고 결제·정산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에서 별도 인가를 요구하는 대신 본국 감독당국의 규율을 인정하는 방식이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법안은 다른 접근 방식을 요구한다. 본국에서 이미 가장 엄격한 수준의 규제를 받는 발행사에도 한국 내 거점을 두도록 하는 것이다. 인정 제도는 대체로 상호주의에 기반한다. 한국이 지금 해외 발행사에 적용하는 기준은 향후 한국의 스테이블코인이 싱가포르, 일본, 영국 또는 미국 시장의 인정을 받을 때 마주하게 될 기준이기도 하다. 대안은 이미 존재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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