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발레로 소통하며 아름다운 경험을 나누는 축제를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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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원 추진단 대표 겸 예술감독(사진=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 |
‘2025 제15회 대한민국발레축제’ 대표 겸 예술감독을 맡은 발레리나 김주원의 포부다. ‘대한민국발레축제’는 국내 공립발레단과 민간발레단이 협력해 진행하는 대규모 발레 축제다. 2010년 첫발을 뗀 이후 올해로 15회째를 맞았다. 김주원은 지난해 10월 행사를 주최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BAFEKO) 신임 대표 겸 예술감독으로 위촉됐다. 임기는 3년이다.
김주원은 29일 서울 서초구 에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무궁화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5주년을 맞은 축제의 위상을 지켜나가겠다는 다짐을 하며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관객들의 마음 속에 깊은 감동을 남길 다채로운 발레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축제의 주제는 ‘발레로 민간·공공·세대·계층·지역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담아 ‘연결’(conneXion)로 택했다. 김주원은 “한국 발레계의 과거와 현재,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는 공연들로 발레의 저변 확대 및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축제는 5월 9일부터 6월 22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 자유소극장, 서울서예박물관 잔디마당,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 등지에서 진행한다. 서울에서 펼치는 축제를 마무리한 이후 7월 9일에는 춘천문화에술회관에서 지역 행사를 연다.
△대한민국발레추진단을 비롯해 △서울시발레단 △광주시립발레단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등 12개 단체가 참여해 총 26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첫 공연작은 5월 9~1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하는 서울시발레단의 ‘워킹 매드 & 블리스’다. 세계적인 안무가 요한 잉거의 대표작 ‘워킹 매드’와 ‘블리스’로 무대를 꾸미는 공연이다. 이번 축제의 초청작으로 아시아에서 초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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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사진=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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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사진=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 |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발레계가 날로 성장하는 시기에 국내 최고의 발레 축제에서 서울시발레단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밝혔다.
5월 28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커넥션, 최태지 X 문훈숙’은 ‘발레계의 전설’로 통하는 최태지 전 국립발레단장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의 예술 여정을 돌아보는 특별 기획 공연이다. 김지영, 황혜민, 강미선, 김리회, 정영재 등 후배 무용수들이 헌정 공연을 선보인다.
1980년대 후반부터 무용수로 함께 활동하며 발레 역사를 함께 써온 최태지와 문훈숙은 “한국 발레계에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6월 4일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샤이닝 웨이브’는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의 레퍼토리 공연인 초청작이다. 김주원이 총 연출 겸 예술감독으로 나서는 공연이라 눈에 띈다.
김주원은 “정영 작가의 시 8편을 엮어 만든 스토리에 맞춰 선보이는 공연으로 소녀, 고래, 바다의 정령 등을 소재로 삼았다”며 “눈과 귀가 모두 즐거운 공연으로 삶에 지친 관객들을 위로할 것”이라고 밝혔다.
6월 7~8일 양일간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라이프 오브 발레리노’는 엠넷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에 출연한 강경호, 김경원, 김태석, 신민권, 정성욱이 출연하는 기획 공연이다.
연출 및 안무를 맡은 유희웅은 “발레리노들의 꿈과 여정, 시련과 고뇌 등을 녹인 공연”이라며 “전민철의 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레리노들을 향한 관심이 더 커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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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사진=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 |
초청작과 기획 공연뿐만 아니라 △백연발레프로젝트의 ‘미로 2.0’ △아함아트프로젝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다스탄츠의 ‘123.45MHz’ △서기범 뮤탄츠 프로젝트의 ‘더 룸’ △무브먼트 몸의 ‘대지’ △프로젝트 클라우드나인의 ‘야생의 심장’ 등 공모를 거친 실험적인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축제 홍보대사로는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둔 신예 발레리노 전민철을 위촉했다.
김주원은 “한국예술위원회 지원금으로 진행하는 축제이다 보니 재정적인 한계가 있어 기획 공연을 많이 올릴 수는 없는 환경이지만, 발레계의 현재를 보여줄 수 있는 축제가 되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예술위 지원금을 3년 단위로 받는다. 올해가 기존 편성 지원금을 사용하는 마지막 해였던 터라 큰 변화와 혁신을 하기에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면서 “남은 임기 동안 축제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안호상 사장은 “‘대한민국발레축제’가 앞으로도 신진 예술가들의 성장을 돕는 우산 같은 역할을 해준다면 발레계가 한층 더 탄탄해질 것”이라며 관심과 응원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