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훈 ‘상록수’·‘그날이 오면’ 친필원고 공개…유족, 문학관에 59점 기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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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시가집 ‘그날이 오면’ “아버지(심재호 씨)가 한국에 계실 때부터 자료를 찾아 모으셨어요. 오동나무 함에 보관하면서 한 장 한 장 정성 들여 정리하셨지요.”일제강점기 여러 작품을 통해 강렬한 민족의식을 드러낸 심훈 작가(1901~1936)의 손녀 심영주 씨(67)는 11일 장편소설 ‘상록수’ 등의 친필 원고를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상록수’는 1935년 9월 15일부터 1936년 2월 15일까지 동아일보에 연재됐다.국립한국문학관이 미국에 거주하는 심 작가의 유족으로부터 ‘상록수’와 시 ‘그날이 오면’을 비롯해 소설 ‘직녀성’ ‘영원의 미소’ 원고 등 자료 46건 59점을 기탁받았다. 친필 원고 등은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고교 시절 심훈 해당 자료들은 그간 심 작가의 셋째 아들 심재호 씨(1936~2021)가 모아 소장해 왔다. 동아일보 기자로 일하다 1974년 미국으로 이주한 그는 2007년 미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자택에 ‘심훈기념관’을 마련해 자료를 보관했다. 한국문학관은 2019년부터 알링턴 자택을 방문해 자료 이관을 타진했고, 올 6월 기탁약정서를 체결했다. 심영주 씨는 심재호 씨의 장녀. 이날 알링턴에서 화상으로 간담회에 참석한 영주 씨는 “아버지도 할아버지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곳에 자료가 보내지길 원하셨다”고 말했다.이번에 기탁된 자료엔 ‘상록수’ 친필원고와 연재본 스크랩, 교정쇄, 단행본 초판 표지 및 내지, 영화 시나리오 친필원고도 포함됐다. ‘상록수’는 1935년 동아일보 창간 15주년 기념 장편소설 특별공모 당선작으로, 당대 브나로드 운동과 식민지 농촌의 현실을 그렸다. 심 작가는 작품을 손수 각색해 영화 제작도 준비했지만, 1936년 장티푸스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시나리오만 남았다.이날 공개된 시 ‘그날이 오면’ 친필 원고는 붉은 색 붓질이 위를 가로질렀고, 위아래엔 ‘削除(삭제)’ 도장이 찍혀 있다.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으로 시작하는 시는 1932년 조선총독부로부터 출판 허가를 받지 못해 책으로 간행되지 못했다.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우승을 차지했다는 소식을 전한 신문 호외 뒷면에 쓴 시 ‘오오, 조선의 남아여!’도 이번 자료에 포함됐다. 심훈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남긴 마지막 시다. 영주 씨는 “할아버지의 정신에 맞게 자료를 잘 보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dongA.com All 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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