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소재 기업에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전세 투어'를 접고 가양동 인근의 주거용 오피스텔(아파텔)을 매입했습니다. A씨는 당초 전용면적 59㎡ 아파트 전세를 찾았으나, 마땅한 매물이 없었다고 합니다. A씨는 "인근 비슷한 면적의 아파트 매매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전세 난민'에서 벗어난다는 점이 주된 이유였다"며 "이사 갈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어 안심된다"고 말했습니다.
수도권 전·월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이 문턱 높은 아파트 대신 주거용 오피스텔로 발길을 옮기고 있습니다. 전세 가뭄이 상시화하고,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상승하자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대체 주거지'로 수요가 쏠리는 모습입니다.
'전세 부족'은 현재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힙니다. 특히 젊은층의 주거 수요가 많은 곳일수록 이런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20일 기준으로 서울 강서구의 전세 매물은 248건에 그쳤습니다. 올해 초와 비교해 불과 몇 달 사이에 47.8% 줄어든 수치입니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전·월세 물건이 단 한 건도 없거나, 전세 세대수 대비 극소수인 1건에 그치는 단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80건의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 체결되며 강서구 내에서 가장 전세 거래가 활발한 가양동의 '가양6단지'가 대표적입니다. 네이버부동산과 인근 중개 업소에 따르면, 1476세대인 이 단지에는 현재 거래할 수 있는 전세 물건이 단 한 건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물론 강서구에만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는 '씨가 말랐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매물이 귀해졌고, 최근 들어서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일단 물건이 나오기만 하면 계약부터 하고 본다는 '노룩 계약'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월세를 구하다 지친 실수요자들이 '차라리 저렴한 오피스텔을 사자'는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입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 다시 주목받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론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입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서울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3억813만원, 수도권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는 2억7404만원입니다. 반면 전용 60㎡ 이하 소형으로 한정하더라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9억9566만원, 수도권은 5억5835만원입니다. 수도권은 절반 가격, 서울에서는 3분의 1도 안 되는 가격으로 오피스텔 매매가 가능한 것입니다.
각종 규제에서 벗어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오피스텔은 법적으로 비주택으로 분류돼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최대 70%까지 적용됩니다. 자기자본이 부족한 사회 초년생 입장에서 자금 조달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것입니다. 또 아파트 매수 시 필수적인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고,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유연성은 실거주 이후의 자산 운용 측면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직접 거주하다가 결혼이나 이직 등으로 거처를 옮겨야 할 때, 실거주 의무에 묶이지 않고 즉시 임대용으로 전환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텔'로의 수요 유입은 통계적으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도권 오피스텔 거래량은 7383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09% 증가한 수치로, 침체했던 오피스텔 시장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가격 지수도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KB부동산 월간 오피스텔 통계에 따르면, 서울 오피스텔 매매 가격은 지난 3월까지 1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특히 전용면적 60~85㎡의 중대형 면적대를 중심으로 상승했습니다. 이들 매물은 평면 구조가 아파트와 흡사해, 소가족이나 신혼부부의 아파트 대체재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실거주 목적의 매수라고 하더라도 오피스텔 특유의 자산 성격을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조언했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아파트 전세가로 신축 오피스텔을 매수할 수 있어 최근 일부 매매 수요가 유입되고 있지만, 오피스텔은 기본적으로 월세 수익형 상품"이라며 "자칫 자산 가치 회복이 더뎌 아파트로 갈아타려고 할 때 오히려 발목이 잡힐 수 있는 만큼 수익성과 환금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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