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쫓아내야 한다”…조카 ‘숯불 고문’으로 숨지게 한 무당, 감형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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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귀 쫓아내야 한다”…조카 ‘숯불 고문’으로 숨지게 한 무당, 감형 이유가

입력 : 2026.04.21 15:47

숯.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는 이미지. [연합뉴스]

숯.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연관 없는 이미지. [연합뉴스]

조카를 결박한 채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80대 무속인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감형했다.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 형사1부(정승규 부장판사)는 21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심모(81·여)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혐의를 인정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살인과 살인 방조 혐의로 각각 기소된 그의 자녀와 신도 등 공범 6명에게도 징역 10∼25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상해치사 방조 혐의를 적용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각각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증거를 종합해볼 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했고 사망해도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을 경우 인정된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상태가 악화하는 것을 보고 피고인들이 중대한 위해나 사망 가능성을 예견할 여지는 있었다”면서도 “이를 넘어 사망의 결과를 현실적으로 인식하고 이를 용인했다고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 전 과정이 폐쇄회로(CC)TV에 모두 녹화됐으나 이들은 이를 방치했다”며 “뒤늦게나마 심폐소생술을 하고 119구급대에 신고한 점 등을 보면 계획적 살인이나 조직적 은폐로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심씨 등이 피해자가 의식을 잃는 것을 보고도 주술을 멈추지 않는 등 상해의 고의와 사망 예견 가능성은 있었다며 상해치사 및 방조죄는 성립한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심씨는 조카인 피해자에게 무모한 주술 의식을 장시간 진행해 생명을 침해했다”면서도 “조카를 평소 진심으로 아낀 것으로 보이고 왜곡된 무속적 사고방식 아래 치료 목적으로 주술을 한 점, 피해자 모친이 선처를 거듭 탄원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공범들에 대해서도 “오랜 기간 신앙 공동체 생활을 하며 심씨를 맹종하고, 주체적인 판단을 하지 못한 채 정신 치료라는 믿음으로 의식에 참여하게 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심씨 등은 2024년 9월 18일 오후 인천시 부평구 음식점에서 30대 여성 A씨에게 3시간 동안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심씨는 조카인 A씨가 가게 일을 그만두고 자기 곁을 떠나려고 하자 “모친을 죽이고 싶어 하는 악귀를 제거해야 한다”며 신도와 자녀를 동원해 철제구조물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어 철제구조물 위에 A씨를 엎드린 상태로 결박했고, 밑에 놓인 대야에 불이 붙은 숯을 계속 넣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결과 심씨는 굿이나 공양으로 현실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오랜 기간 신도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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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무속인 심모씨가 조카를 결박한 채 숯불 열기를 가해 숨지게 한 사건에서, 항소심 재판부는 살인죄 대신 상해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공범 6명에게도 상해치사 방조 혐의를 적용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며, 피고들이 피해자의 사망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심씨는 조카에게 주술 의식을 장시간 진행하며 생명을 침해한 점이 인정되어 감형 사유가 고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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