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만 낮춰주던 녹내장 치료… 신경 보호-세포 에너지로 확장[기고/박정원]

3 hours ago 3

박정원 원장

박정원 원장
녹내장은 오랫동안 안압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인식됐다. 현재까지도 치료의 중심은 안압을 낮추는 데 있으며 점안약과 레이저, 수술 등 대부분의 치료 전략이 여기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안압이 정상 범위임에도 시신경 손상이 지속해서 진행되는 환자를 적지 않게 접하게 된다. 이는 녹내장이 단순한 압력 문제가 아니라 망막 신경세포의 생존 환경 자체와 관련된 질환임을 시사한다.

최근 연구에서는 녹내장과 황반변성의 공통된 병태 생리로 산화 스트레스 증가와 만성 염증,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포 에너지대사의 핵심 물질인 NAD+ 감소가 이러한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이는 망막 신경세포 손상의 중요한 기전으로 제시된다. NAD+가 부족해지면 미토콘드리아 기능이 저하되고 활성산소가 증가하면서 세포 손상이 가속화된다. 대사 요구도가 높은 망막 신경절세포는 이러한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

이러한 배경에서 비타민 B3(나이아신아마이드)는 NAD+를 보충하는 전구체로 주목받고 있다. 2024년 국제 학술지 ‘뉴트리언츠’에 발표된 ‘녹내장 및 나이 관련 황반변성 치료에서 NAD+ 및 나이아신 보충의 가능성’ 연구에서는 비타민 B3 보충이 녹내장과 황반변성에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음을 종합적으로 보고했다.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B3 보충은 전임상 단계에서 망막 신경절세포의 밀도와 기능을 유지하고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산화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구 기반 연구에서는 비타민 B3 섭취량이 높은 경우 녹내장 유병률이 낮은 경향이 확인됐다.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에서는 비교적 고용량의 비타민 B3를 단기간 투여했을 때 시야 감도와 내망막 기능 개선이 관찰됐으며 용량이 증가할수록 효과가 더 뚜렷해지는 경향도 보고됐다.

다만 이러한 결과는 단기간·소규모 연구에 기반한 것으로 질환의 장기적인 진행 억제나 치료 효과를 확정적으로 입증한 단계는 아니다. 비타민 B3는 구조적 손상의 복구보다는 기능이 남아 있는 세포의 기능 회복에 더 효과적인 것으로 보여 조기 개입의 중요성도 시사한다.

현재 녹내장 치료의 중심은 여전히 안압 조절이다. 그러나 세포 에너지대사와 신경 보호를 함께 고려하는 치료 전략은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비타민 B3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NAD+ 대사를 기반으로 세포 기능 유지와 신경 보호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로 평가된다.

녹내장을 단순한 안압 질환이 아니라 세포 생존 환경의 문제로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세포 에너지대사를 회복시키려는 새로운 접근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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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광주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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