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10년 만의 방한…"한국, AI 세계적 리더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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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10년 맞아 서울 찾은 하사비스
구글, 서울에 글로벌 AI 캠퍼스 설립
반도체·로봇 앞세운 한국에 협력 러브콜
AI 교육·바이오·기후 공동연구 본격화

이세돌 사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및 CEO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 참석해 '알파고 10년,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최혁 기자

이세돌 사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및 CEO가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 참석해 '알파고 10년, 모두를 위한 AI의 비전'을 주제로 대담을 하고 있다. / 사진=최혁 기자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10주년을 맞아 서울을 다시 찾았다. 구글은 한국을 차세대 인공지능(AI) 협력의 핵심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 일환으로 서울에 글로벌 두 번째 인공지능(AI) 캠퍼스를 세우기로 했다. 반도체와 제조, 로보틱스 등 피지컬 AI에서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을 빅테크 AI 생태계의 주요 파트너로 끌어들이겠다는 포석이다.

구글코리아는 29일 '구글 포 코리아 2026'을 열고 2016년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 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행사에는 하사비스 CEO와 이세돌 사범이 참석해 '다시 서울로: 미래가 시작된 곳'을 주제로 1대 1 대담을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2016년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를 계기로 지난 10년간 AI가 이룬 기술적 진전을 돌아보고 향후 AI 발전 방향을 조망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사비스 CEO는 "향후 10년간 AI는 과학자들과 의료진에게 힘을 실어주는 힘의 배가 장치가 될 것"이라며 "이런 기술로 10~20년 안에 질병, 환경, 에너지원 등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과학 분야에서 놀라운 돌파구들이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가 제대로만 한다면 이는 인류 번영의 새로운 황금기, 새로운 르네상스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구글코리아

사진=구글코리아

특히 한국을 차세대 로보틱스, 제조 자동화, 엣지 컴퓨팅 분야의 핵심 국가로 꼽으며 협력 확대 가능성을 강조했다. 하사비스 CEO는 "한국은 칩에서 로보틱스에 이르기까지 제조 분야에서 놀라운 강점을 보이고, 서울대·KAIST(한국과학기술원) 같은 훌륭한 대학과 연구소를 갖추고 있다"며 "이 기술 분야의 세계적 리더 중 하나가 될 모든 요소를 갖췄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는 국내 AI 생태계 강화를 위한 계획도 내놨다. 윤구 구글코리아 사장은 통합 AI 교육 브랜드 'AI 올림'과 '구글 AI 캠퍼스'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AI 캠퍼스는 국내 학계와 연구기관, 구글 AI 전문가들이 공동 연구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거점으로 운영된다. 구글은 서울대, KAIST,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3대 AI 바이오 혁신 연구거점과의 협력을 시작으로 생명과학, 에너지, 기후 분야에서 알파폴드 등 자사 AI 모델을 활용한 공동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윤 사장은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미나이(구글 AI) 이용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이용자의 82%가 AI를 성장을 돕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AI 퍼스트무버' 국가"라고 말했다.

기술 발표 세션에서는 캐롤리나 파라다 구글 딥마인드 로보틱스 시니어 디렉터가 로보틱스 모델 '제미나이 로보틱스 1.6'을 소개했다. 그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보행 로봇 '스팟'에 제미나이 기반 지능을 탑재해 인간의 복잡한 명령을 이해하고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현정 구글 딥마인드 시니어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교육 특화 AI 모델 '런LM'을 소개했다. 런LM은 단순히 정답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 과정을 거쳐 답을 찾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하사비스 CEO의 이번 방한은 구글이 한국 AI 시장에 공 들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하사비스 CEO는 앞선 27일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한국과의 AI 협력 확대를 공식화했다. 구글은 이번 방한 기간 영국 본사에 이어 세계 최초로 서울에 AI 캠퍼스를 세우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서울 대치동의 기존 스타트업 캠퍼스를 전면 개편해 조성되는 이 거점은 단순한 창업 지원 공간을 넘어 구글 딥마인드 전문가와 국내 대학, 연구소, 스타트업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연구 협력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구글은 핵심 연구 인력 10명 이상을 한국에 파견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K-문샷' 프로젝트와 연계해 생명과학과 기후 등 전략 분야에서 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하사비스 CEO는 지난 28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잇달아 만났다. 삼성전자와는 AI 반도체 공급망과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방안을, 현대차그룹과는 로봇 기술 고도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과는 가전·로봇에 탑재될 AI 모델 개발을, SK그룹과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 협력 방안을 각각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하사비스 CEO의 방한을 지난해 샘 올트먼 오픈AI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에 이은 글로벌 빅테크 AI 수장들의 연쇄 방한 흐름으로 보고 있다. AI 반도체 경쟁력과 제조 역량, 우수한 연구 인력을 갖춘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면서 글로벌 AI 기업들이 한국을 핵심 협력 거점으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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