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책 암은 ‘나도 걸릴까’ 아닌 ‘언제 걸리나’의 문제…5천년 전쟁의 결론 [Book] [연합뉴스] 사신(死神)이 질병으로 찾아온다면, 많은 이들의 뇌리엔 ‘암’이 떠오를 것이다. 끊임없이 형태와 유전적 특성을 바꿔가는 암세포는 증식과 재발, 전이를 거듭하며 환자들에게 죽음을 선고해 왔다.현재까지도 의학계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암은 언제부터 인류와 함께 했을까. 그리고 암 정복의 지도가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느 좌표에 위치하고 있는 걸까.미국의 종양학자 겸 의사 싯다르타 무케르지가 펴낸 ‘암: 만병의 황제의 역사’는 이 질문에 고고학, 과학, 의학의 역사와 자신의 임상 경험을 종횡으로 엮어 답한다. 2010년 출간 즉시 ‘암의 전기(傳記)’이자 고전으로 자리잡으며 퓰리처상까지 수상한 책은, 최근의 암 연구 성과까지 담아 개정증보판으로 재출간됐다. 책 속으로 들어가보자.암에 대한 인류 최초의 기록은 고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2625년께 당대 천재로 불렸던 이집트 의사 임호텝은 ‘유방암’에 대한 기록을 파피루스 두루마리에 남겼다. 묘사는 자세하고 생생했지만, 치료법은 ‘없다’로 간단히 적었다. 이후 고대 그리스에서 확립된 히포크라테스의 ‘체액론’을 바탕으로 로마 시대에는 암의 원인이 ‘검은 담즙’에 있다고 인류는 추정했다.그러나 해부학이 발전하고 마취와 소독 방법까지 개발되자 이 학설은 깨졌다. 특정 부위에 생긴 종양을 도려내는 것을 넘어 근조직과 림프샘까지 제거하는 ‘근치 절제술’이 들어섰으나, 전이 단계에 들어선 암을 치료할 방법은 되지 못했다.재발과 전이에 대처하기 위해 의과학계는 원자 단위에서 해법을 찾으려고 시도했다. 마리 퀴리 부부의 라듐 발견에 기초한 방사선 요법, 항엽산제로 암 중에서도 가장 잔혹한 소아 백혈병 치료에 첫 진전을 이룬 현대 암 화학요법의 아버지이자 병리학자 시드니 파버의 분투가 책속에서 자세히 그려진다. 모더나와 머크가 공동 개발한 환자 맞춤형 mRNA 암 백신이 고위험 흑색종 환자 대상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면서 맞춤형 암 백신 개발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암 정복은 정치적 의제이기도 했다. 파버는 뉴욕의 사교가·사업가이자 미국 보건 분야를 바꾸겠다는 야심을 가진 여성 메리 우더드 래스커와 손잡는다. 암 연구를 국가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장려해야 할 활동으로 격상시키기 위해서다.이를 위해 연구실에서만 메아리쳤던 암 퇴치...
암은 ‘나도 걸릴까’ 아닌 ‘언제 걸리나’의 문제…5천년 전쟁의 결론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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