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가 구조적인 부진을 겪게 됨에 따라 한국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은 낮아졌는데, 이는 장기 기대 성장률이 낮아짐에 따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작용하면서 소비를 줄이고자 하는 성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대 수명은 증가하고 있으나 노후 준비가 부족한 은퇴 연령층이 증가하는 점도 소비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일반적으로 새 정부가 취임하는 시기에는 소비 성향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 온 점을 주목할 만하다. 대선은 새 정부 출범과 연결된 국가적인 큰 이벤트로, 새로 취임하는 정부에 대한 정책 기대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처럼 탄핵으로 혼란스러웠던 정치가 조기 대선으로 안정되는 경우에는 탄핵 국면에서 기대하기 어려웠던 정책들이 새 정부 취임으로 현실화될 것이란 기대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이번처럼 탄핵 이후 조기 대선이 치러졌던 8년 전 19대 대선 직후에도 소비 성향이 전 분기 72%에서 74%로 상승한 바 있다. 지난 18대와 21대 대선에서도 소비 성향이 상승했다.
올해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GDP 성장률 전망치로 1.5%를 제시했고 향후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 이는 2차례 연속 전망치를 낮춘 것으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정책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성장률 전망치는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성장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러한 경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지난 탄핵 국면의 4개월 동안 심하게 억눌렸던 소비는 새로운 정부 취임 이후 새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그리고 추경안 등에 힘입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6월 대선 직후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민생에 내릴 단비 소식을 기대해 봄직하다.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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