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아버지 모두 생전에 독립운동가의 후손으로서 감시와 탄압 때문에 고단한 삶을 사셨기에 증조부의 공적을 더 널리 알리고 싶어요.”(북로군정서 김규식 지사의 증손자 김령필 씨)
서울시가 13일 광복 80주년을 맞아 해외에 거주하는 독립유공자 후손 19명을 서울로 초청해 순국선열을 기리는 행사를 열었다.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7월 중국 충칭 옛 임시정부청사를 방문했을 때 만난 독립유공자 후손을 서울로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이들은 중국 등에서 활동하다가 타계했거나 광복 후 국내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 11명의 후손이다.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김좌진 장군과 함께 요인 암살 등을 도모한 이달 지사의 장녀 이소심 씨, 김구 선생의 주치의인 유진동 지사의 아들 유수동 씨, 임시정부 판공실 비서인 김동진 지사의 딸 김연령 씨 등이 고국 땅을 밟았다. 이들 후손은 17일까지 한국에 머물며 광복 80주년 경축식 등 기념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첫 일정으로 이날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도산 안창호 기념관,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등을 관람하며 광복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소심 씨는 현충원에서 “현충원을 찾아 깊은 감동과 존경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방명록에는 ‘선열들의 뜻을 계승해 더 강대하고 번영한 조국을 건설하기를, 광복 80주년을 기념하며’라는 글을 남겼다.
이들은 14일 오 시장과 오찬을 함께한 뒤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리는 ‘서울시 광복 80주년 경축식’에 참석한다. 15일에는 독립운동가 후손 자격으로 보신각 ‘광복절 타종식’ 타종 인사로 참여할 예정이다. 오 시장은 “앞으로도 독립유공자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후손에 대한 예우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