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서해 해수면 빠르게 상승하며 국지적 폭우 배경 돼”
1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장은철 공주대 대기과학과 교수는 “소나기성 강수, 즉 대류성 강수의 비중이 지난 30여 년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동해, 서해의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국지적 폭우 발생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국지성 호우가 ‘중규모 대류계’(MCS)에 의해 발생하며, 시간당 강수량이 짧은 시간에 집중되기 때문에 침수와 범람 등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100㎜의 비가 12시간 동안 나눠 내리는 것과 30분 만에 쏟아지는 것은 효과가 전혀 다르다”고 덧붙이며, 강수 강도 자체가 피해 발생과 직결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2023년 7월 충청권 금강 범람 사례처럼, 단시간 내에 200㎜에 달하는 비가 쏟아지며 강력한 피해가 발생한 것도 이와 같은 배경 때문이다.특히 최근 60년간 관측된 여름철 강수의 변화는 이런 중규모 대류 현상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류성 강수 비율’(CRR)은 1980년부터 2010년까지의 자료를 통해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고, 이는 실제 실험 모델에서도 해수면 온도 상승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는 예보와 대응에 있어 장기적 관측망 확대와 고해상도 분석 필요성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장 교수는 “현재 25㎞ 수준의 기상 자료로는 소규모 대류 구조를 제대로 포착하기 어렵다”며 “국지성 강수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려면 수㎞ 이하 해상도의 3차원 관측망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상청이 장마 개념을 ‘우기’로 바꾸려는 시도와 관련해 “장마의 구조 자체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여름 내내 비가 오는 한국 기후 특성을 고려하면 표현 변화는 가능성 있는 논의”라며 “다만 핵심은 용어보다 기후 변화에 따른 강수 양상의 실질적 분석과 대응”이라고 말했다.장 교수는 “현재로선 관측 기반 자료가 충분치 않아 모든 현상의 원인과 예측 가능성을 단언하기 어렵다”며 “다만 여름철 폭우의 집중화, 소나기성 강수 증가라는 방향성은 명확하다”고 덧붙였다.(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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