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우리 주말에 뭐해?” 묻기만하는 남편…‘무명노동’ 왜 여자몫 됐나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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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책 “여보, 우리 주말에 뭐해?” 묻기만하는 남편…‘무명노동’ 왜 여자몫 됐나 [Book] [연합뉴스] 2년 전 덴마크에서 격론이 벌어졌다. 목사이자 사회비평가인 마리 회그란 인물이 ‘정신적 부담을 주장하는 여성은 부끄러운 줄 알라’는 도발적 제목의 기고문을 실으면서 촉발된 논쟁이었다. 그는 “여성들이 겪는 정신적 부담은 스스로 지나치게 높은 기준을 세워놓기 때문에 생기며, 여성들은 그 부담을 남성 책임으로 돌린다”고 주장했다. “특권층 여성이 만든 가짜 문제” “병적인 완벽주의자”라는 비판이었다.이 칼럼을 이해하려면 맥락 이해가 필수적인데, 앞서 크리스티나 샌더란 인물이 ‘여성의 몫’으로 굳어진 살림과 돌봄 노동을 조명하고, 가사 분담 해결책을 찾자는 시리즈를 낸 바 있었다. 즉, 샌더의 주장에 회그가 반기를 든 것. 정치인과 시사평론가들이 가세하면서 이 논쟁은 확산됐는데, 흥미로운 건 이 논쟁이 촉발된 곳이 성평등지수가 최상위권인 복지국가 덴마크란 점이었다.신간 ‘이 일에는 이름이 없다’는 이 논쟁을 조명한다. 책이 말하는 ‘이름 없는 일’이란 단지 살림, 집안일, 육아 차원이 아니다. 책이 말하는 노동은 ‘기획 노동(cognitive labor)’이다. 그날 설거지를 누가 할지, 빨래를 누가 할지의 문제를 넘어서서 ‘의사결정을 내리고 배분하고 관리하는 정신적 노동’이 기획 노동이다. 하루 단위나 주간 단위를 넘어서는 전반적 관리, 이로써 가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정신적인 노동을 뜻한다.기획 노동은 육체적 피로를 넘어 ‘감정적 지뢰’가 가득한 일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우 기획 노동의 주체는 아내가 된다. ‘아이가 과외를 받느라 충분히 놀 시간이 없는 건 아닌지’ ‘서로 너무 바빠서 배우자와 대화를 나눈 지가 오래된 건 아닌지’를 고민해야 하는 주체는 대개 남편이 아니라 아내다. 선택은 피로하고 불안을 야기하지만, 기획 노동은 이 책의 제목처럼 ‘이름’이 없다는 것. “엄마의 결정, 아내의 결정”을 기다리는 사이, 엄마와 아내의 선택은 ‘사랑’으로 포장된다.왜 그런가. 아내, 엄마는 ‘최선의 결정’을 내리지 못할까봐 아등바등해야 하는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간병 현장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건강 악화가 현실화하면 책임은 ‘딸’에게, 특히 ‘결혼하지 않은 딸’에게 집중된다. 돌봄의 책임이 특정인에게 향하는데, 이는 ‘헌신’과 ‘희생’으로 이야기된다. 21명을 인터뷰한 저자는 ‘이름 없는 노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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