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자본확충 비율 하향
월가 국채매입 확대 기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초대형 은행(메가뱅크)의 자본 건전성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은행들이 규제 완화로 인한 여윳돈으로 미 국채 매입을 늘려 국채금리가 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25일(현지시간) 이사회를 열고 메가뱅크에 적용되는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기준을 수정해 이들 은행 및 자회사의 자본금 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의 규칙 제정 예고안을 찬성 5명, 반대 2명 표결로 가결했다. 연준은 예고안에 대해 60일간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조정된 규제를 확정한다.
연준 예고안에 따르면 메가뱅크들의 자기자본비율은 기존 5%에서 3.5~4.5%로, 이 은행들의 자회사는 기존 6%에서 3.5~4.5%로 각각 완화된다. SLR 규제를 받는 메가뱅크는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이다.
연준과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트럼프 경제팀은 충당금 부담이 낮아진 메가뱅크들의 미 국채 매입 여력이 확대돼 국채금리가 하향 안정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은 “이번 예고안이 미 국채시장이 회복력을 쌓는 데 도움을 주고 향후 가능한 시장 기능 장애는 물론이고 시장 스트레스 상황에서 연준이 개입해야 할 필요성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는 연준과 트럼프 경제팀의 규제 완화 조치에 환호하면서도 전날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 경선 결과가 가져올 후폭풍을 경계하고 있다.
진보 성향의 조란 맘다니 뉴욕주 하원의원이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로 결정되면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염려다. 그는 연 소득 10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임대료 동결, 버스 무료화 등 진보적 공약을 앞세우고 있다. 뉴욕시는 민주당 텃밭이기 때문에 11월 본선거에서 맘다니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민주당이 선을 넘었다. 100% 미친 공산주의자 맘다니가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승리하고 뉴욕시장이 될 전망이다. 끔찍하다”고 비판했다.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댄 러브 최고경영자(CEO)는 “뜨거운 커미(공산주의자) 여름이 시작됐다”며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일부 개발업자와 임대업자는 이미 뉴욕을 떠나 마이애미, 댈러스, 내슈빌 등 더 기업 친화적인 도시로 옮길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