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예대금리차가 계속 벌어지고 있다. 통상 예대금리차가 커질수록 은행 이익은 높아지지만, 올 하반기에는 '은행 때리기' 주요 소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은핸연합회에 따르면 2월 4대 은행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정책금융 제외)은 1.36%p로 은행연합회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22년 7월 이후 가장 큰 격차를 기록했다.
3~4월에도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이달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국내 4대 은행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 하단은 2.15%다. 전달 평균인 2.89%보다 0.74%p 떨어졌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대출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18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주기) 금리는 전일 기준 연 3.36~5.08%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p 인하했던 2월 25일 기준 이들 은행 주담대 고정금리는 3.468~5.31% 수준이었다.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4.205~5.93%에서 4.07~5.59%로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하 이후 다음 금통위가 열린 이달 17일까지 두 달간 주담대 하단은 약 0.1%p 내리는 데 그친 것이다.
5월 기준금리 인하가 한번 더 이루어지면 예대금리차 격차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을 정부가 여전히 강력하게 통제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달 가계대출 급증은 비상등이 켜진 상태다. 은행권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이달 1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1조1027억원으로 3월 말(738조5511억원) 대비 2조5516억원이 늘어났다. 불과 13거래일 만에 전월 증가액(1조7992억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 2월 서울시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해제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된데다 미국 증시가 폭락하며 저점 매수를 노린 신용대출까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권은 예대금리차 간격이 벌어지는 것에 '눈치'를 보고 있다. 이익이 늘어날 수록 이자장사 비판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특히 2분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며 여·야를 막론하고 금융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분기까지 전년 수준을 손익구조를 유지 중이지만, 경제상황이나 정세에 따른 변수가 많다”면서 “시장상황보다는 정책 등 여러가지를 고려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