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속 금리동결…9월 인하시사
파월 "여름 관세영향 드러나"
올 물가전망 2.7→3.0% 높여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올해 두 차례 인하하겠다는 종전 계획을 유지하며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낮추는 등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에 대한 경계심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기존 4.25~4.5%로 동결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지난 1·3·5월에 이어 연속 네 번째 동결이다. 한국(2.5%)과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 기준 2%포인트로 유지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통화정책 조정을 검토하기에 앞서 경제의 향후 전개 과정에 대해 더 많이 파악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명확해질 때까지 관망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연준은 이날 경제전망(SEP)을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를 3.9%로 내다봤다. 현재 기준금리가 4.25~4.5%임을 감안하면 올해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한다는 뜻이다. 이는 지난 3월 전망과 일치한다.
다만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내 기준금리 경로를 두고 의견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19명의 위원 중 가장 많은 8명이 연말까지 두 차례 인하를 전망한 반면 7명은 동결을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참석한 위원이 각자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는 향후 시나리오에 기초해 기준금리의 적절한 경로에 대한 개별 평가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누구도 금리 경로에 큰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관세 인상은 가격을 상승시키고 경제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실제 연준은 SEP에서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월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 오른 수치다. 아울러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3개월 전 예상치(1.7%)보다 0.3%포인트 낮다.
관세 불확실성과 최근 중동 전쟁 등 지정학 리스크 등으로 성장률은 둔화하고 인플레이션은 상승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 연준이 우려를 제기한 셈이다.
한편 파월 의장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정점은 지났다고 평가하고 여름 인하 불가론을 제시하면서 이르면 올 9월에 금리가 내려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관세에 대해 여름을 거치며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혀 관세 불확실성이 올여름에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따라 시장은 올해 첫 기준금리 인하가 여름 직후인 오는 9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