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마차 달려요~ 연천 구석구석 달려요.”
행복마차 시범사업 첫날인 지난 6일 오후 3시. 연천군 군남면 마을회관 앞에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도착 예정인 행복마차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씨에도 주민들은 환한 얼굴로 행복마차를 기다렸다. 가장 가까운 마트까지도 한참을 나가야 하는 어르신들에게 노란 이동식 매장은 생필품을 실은 가게이자, 사람을 만나러 오는 반가운 이웃이었다.
잠시 뒤 행복마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양쪽 문이 활짝 열리자 과자와 라면, 휴지, 음료, 생활용품이 빼곡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 한복판은 순식간에 작은 슈퍼마켓으로 변했다.
행복마차 앞에는 자연스럽게 줄이 만들어졌다. 주민들은 웃으며 차례를 기다렸고, 판매를 맡은 직원은 필요한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 건넸다. 뒤편에서는 물건을 고르는 주민들과 차례를 기다리는 어르신들이 담소를 나눴다. 단순히 장을 보는 풍경이라기보다 오랜만에 마을 사랑방이 열린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가장 많이 찾은 품목 가운데 하나는 두유였다. 평소 자주 마시는 식품이지만 가까운 곳에서는 쉽게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비타500도 있어요?”, “생선도 다음에 가져올 수 있나요?”라며 끊임없이 질문했다.
행복마차를 운영 중인 사회적기업 해피트리 관계자는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세요. 다음번에는 최대한 준비해 오겠습니다”라며 주민들의 요청사항을 꼼꼼히 메모했다.
행복마차는 물건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주민들이 원하는 품목을 다음 운행 때 가져다주는 ‘움직이는 맞춤형 마트’ 역할도 함께 맡고 있다.
군남면 일대에서는 생필품 하나를 사기 위해 전곡읍까지 나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역화폐를 사용하려 해도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고, 마을 안에서 문을 연 가게도 손에 꼽을 정도다.
한 주민은 “옆 동네는 그나마 젊은 어르신들이 장을 보러 갈 때 부탁을 받아 함께 사오기도 하는데, 여기는 그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마을을 찾은 것은 물건만이 아니었다. 스피커에서는 행복마차를 위해 AI로 제작한 주제곡이 흘러나왔다.
“행복마차 왔어요~ 반가운 이웃이 왔어요~ 정성 담은 물건들과 사랑까지 싣고 왔어요.“ 노랫말은 이날 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했다.
노래가 흐르는 사이 계산대 앞에서는 웃음소리가 이어졌고, 물건을 받아 든 어르신들은 “다음에는 언제 와?”라며 다음 방문 날짜부터 물었다.
이날 행복마차는 준비한 물품이 예상보다 빨리 동나 두 차례 물품을 재정비한 뒤 다시 연천군 곳곳을 향했다.
해피트리 관계자는 “처음 경기도와 연천군에 행복마차를 제안했을 때 가장 기뻤던 건 어르신들을 가까이에서 도울 수 있다는 점이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필요한 물품을 준비하고, 어르신들을 돕는 마음으로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행복마차(행복배달 소통마차)는 1톤 봉고 차량을 특수 개조한 이동식 매장으로, 경기도가 농어촌의 ‘식품 사막(Food Desert)’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진하는 이동형 생활복지 사업이다. 가까운 마트나 상점이 없어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운 마을을 직접 찾아가 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필요한 물품은 다음 방문 때 가져다주는 구매대행 서비스도 제공한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에게는 맞춤형 배달과 안부 확인, 복지서비스 연계까지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범운영은 7월 6일부터 24일까지 1차, 8월 2차 운영을 거쳐 주민 수요와 인기 품목 등을 분석한 뒤 9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특히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지역인 연천군에서는 주민들이 지급받는 지역화폐를 행복마차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소득 지원’과 ‘생활서비스’를 결합한 새로운 복지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문무 경기도 농업정책과장은 “행복배달 소통마차는 농어촌기본소득으로 살아난 지역경제의 온기를 주민들의 식탁과 일상으로 전달하는 중요한 연결고리가 될 것”이라며 “상점이 사라진 접경지역 주민들의 먹거리 기본권을 보장하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업 추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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