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홈플러스에서 다시 만난 MBK·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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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홈플러스에서 다시 만난 MBK·하림

[이데일리 마켓in 허지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하림그룹이 19년 전 성사되지 못했던 인연을 뒤로하고 '딜 파트너'로 다시 마주 앉았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의 NS홈쇼핑이 선정되면서, 과거 농수산홈쇼핑(현 NS홈쇼핑)을 두고 엇갈렸던 양측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재조명되고 있다. 자본시장에서는 당시 인수 후보였던 MBK가 이제는 매각자가 돼 하림과 협상 테이블을 꾸리게 된 것을 두고 인수합병(M&A) 시장의 묘한 인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사모펀드 자격 논란 속 무산된 인수

두 회사의 인연은 지난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설립 2년차였던 MBK파트너스는 국내 미디어 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농수산홈쇼핑(현 NS홈쇼핑)의 경영권 인수를 전격 추진했다. 외신 보도를 통해 MBK가 국민연금과 손잡고 최대주주인 하림의 지분 전량(70%)을 인수할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은 요동쳤다. 당시 국내 사모펀드가 방송 플랫폼이라는 특수 업종을 인수하려던 첫 사례로 꼽히며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M&A 시장의 뜨거운 감자는 사모펀드의 방송사업자 자격이었다. 방송법상 홈쇼핑 대주주 변경 승인을 위해선 방송의 공적 책임과 공익성 실현 가능성이 엄격히 심사돼야 하는데, 수익 극대화가 목적인 사모펀드가 이를 충족할 수 있느냐가 논란의 핵심이었다.

당시 하림 측은 지분 매각설을 공식 부인하면서도, 경영권은 유지하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우회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결국 사모펀드의 방송 진출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방송위의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MBK파트너스의 농수산홈쇼핑 인수는 '없던 일'이 됐다. 하림은 결과적으로 경영권을 사수했고, MBK는 방송업 진출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NS홈쇼핑, 인수 대상서 매수자로 '귀환'

19년 뒤 MBK파트너스와 하림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NS홈쇼핑을 인수하려했던 MBK가 이제는 자신들의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NS홈쇼핑)에 매각하는 매도자가 됐다는 점이다. 자본 논리 앞에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다는 M&A 시장의 생리가 이번 딜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된 격이다.

과거에는 하림의 지분을 원했던 MBK파트너스가 이제는 홈플러스의 성공적인 엑시트를 위해 하림의 결단을 기다리는 역설적인 구조가 형성됐다. 19년 전 방송의 공익성 논란으로 맺어지지 못했던 인연이, 이제는 온·오프라인 유통 시너지를 매개로 한 비즈니스 파트너로 재탄생한 셈이다.

하림그룹 역시 이번 인수를 통해 NS홈쇼핑의 온라인 채널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오프라인 거점을 결합, 퀵커머스 시장에서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보유한 전국 300여개 오프라인 채널을 활용하면, 방송 중심인 NS홈쇼핑의 한계를 극복하고 라스트마일 배송 역량을 끌어올리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하림그룹의 현금 동원 능력을 고려하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는 크게 무리하지 않는 수준"이라며 "NS홈쇼핑과의 시너지도 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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